메르세데스-벤츠가 8년째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고수하며 BMW와의 격차를 벌렸다. 2015년 ‘빅2’로 개편된 이후 벤츠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한차례도 1위를 놓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럭셔리카를 통해 반전을 꾀하려는 수입차 업계의 고급화 전략 역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18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각각 7조5351억원, 5조789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818억원, 1448억원을 기록해 수입차 업체 중 1, 2위를 굳건히 지켰다.
이는 매출액 3위인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2조2790억원이나 영업이익 3위인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의 421억원에 비해 압도적인 차이다.
국내 수입차업체의 순위는 2015년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한 ‘디젤게이트’ 이후 양강 체제로 재편됐다. 당시 독일차 ‘빅3’ 중에서도 1위를 달리던 폭스바겐그룹은 환경부로부터 판매금지 및 인증취소 행정처분까지 받으며 제동이 단단히 걸렸다.
2014년 3위에 머물렀던 벤츠는 2015년 매출액 3조1415억원을 달성하며 단숨에 1위로 올라섰으며 BMW가 2조8756억원으로 2위를 유지했다. 이듬해 폭스바겐그룹의 매출액은 1조3851억원으로 반토막이 나며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양강 체제라고는 하지만 벤츠와 BMW 사이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벤츠가 8년째 성장을 거듭하며 매출 7조원을 돌파한 것에 비해 BMW는 2018년 4773억원의 영업손실이 나며 제동이 한차례 걸렸다. BMW가 디젤차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와 관련해 17만대의 리콜을 단행해서다.
업계에서는 벤츠의 독주 비결을 럭셔리카에서 찾는다.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럭셔리카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벤츠는 최고급 모델인 마이바흐를 1961대 팔았다. 전년 795대에서 147% 성장한 수치다. 특히 약 2억6000만원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580이 1527대나 팔렸다. 벤츠코리아의 총 판매량은 8만976대다.
반면 BMW는 대당 5억원에서 7억원에 달하는 롤스로이스를 234대 팔았다. BMW코리아의 총 판매량은 8만9992대로 벤츠에 비해 약 9000대가 많다. 더 많이 팔고도 수익성에서는 뒤진 셈이다.
7년만에 2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한 폭스바겐그룹도 벤틀리·람보르기니가 전년(319대) 대비 37% 증가한 1178대 팔리며 활로를 찾았다.
이러한 흐름에서 럭셔리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수입차업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입차업계는 한국 럭셔리카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판단한다.
티모 레슈 BMW M 부사장은 지난달 ‘뉴XM’ 출시행사에 참석해 “한국은 지난해 M모델이 5806대 팔린 BMW그룹에서 6번째로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초고성능 브랜드인 BMW M은 지난달 2억2190만원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XM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벤츠는 고성능 모델 SL의 7세대 완전 변경 모델인 ‘더 뉴 메르세데스-AMG SL’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퍼포먼스 모델의 가격은 2억5860만원 선이다.
이외에도 BMW는 자사모델로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G-DRAGON), 벤츠는 배우 주지훈을 앞세우며 럭셔리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