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고집하던 GM의 굴욕”… 1조 원 들여 다시 만드는 ‘이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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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순수 전기차 전환에 자원을 집중해 온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생산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유가 상승이 맞물리며 미국 소비자의 선택이 하이브리드로 옮겨가자 전동화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GM, 미시간 공장에 7억5000만 달러…3열 SUV 하이브리드 전환
GM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미국 미시간주 랜싱 델타 타운십 조립공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을 위한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투자 규모는 약 7억5000만 달러이며, 랜싱 지역 전체 누적 투자액은 향후 수년간 20억 달러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해당 공장은 현재 쉐보레 ‘트래버스’, 뷰익 ‘엔클레이브’, GMC ‘아카디아’ 등 3열 중형 SUV 세 차종을 생산하는 GM의 핵심 생산 거점이다. 지난해(2025년) 생산량은 29만1000대 이상으로 공장 설립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GM은 미국 에너지부와 협의해 기존 5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생산 전환 지원금(Domestic Manufacturing Conversion Grant)의 용도를 하이브리드 생산 준비로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GM은 공식 발표에서 “해당 공장을 향후 하이브리드 전기차 생산에 대비하도록 준비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차종명과 생산 개시 시점은 출시가 가까워지면 공개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래버스·엔클레이브·아카디아 세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유력한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여러 차급에 하이브리드를 선보이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GM의 하이브리드 복귀…이번엔 대중 SUV 핵심 라인업이 대상
GM이 하이브리드 기술을 처음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쉐보레 ‘타호’와 GMC ‘유콘’ 등 대형 SUV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바 있으나 2013년형을 끝으로 단종했고, 중형 세단 ‘말리부’ 하이브리드도 2019년형을 마지막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현재는 스포츠카 ‘콜벳’ 하이브리드만 판매 중이다.
이번 계획이 과거와 다른 점은 틈새 모델이 아니라 GM의 핵심 대중 SUV 라인업 전체에 하이브리드를 재투입한다는 데 있다. 그동안 GM은 하이브리드 개발에 따른 비용과 생산 복잡성을 이유로 순수 전기차 투자를 우선해 왔다. 그러나 2026년 들어 GM의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시장 여건이 악화되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는 2026년 들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전동화 부문으로 평가받는다. 2026년 1~3분기 미국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3~24% 증가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약 15.6~16.3%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순수 전기차 판매 비중은 6.4%에 그쳤다.
미국 연방정부의 신차 전기차 세액공제가 2025년 9월 말 종료된 이후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올해 2월 중동전쟁 발발에 따른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연료비 절감에 유리한 하이브리드로 소비자가 몰린 결과다. GM 판매점들도 본사에 하이브리드 차종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포드는 이미 먼저 방향 틀었다
미국 완성차 업계에서 GM보다 먼저 방향을 수정한 곳은 포드다. 포드는 2024년 8월 개발 중이던 3열 순수 전기 SUV 계획을 취소하고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SUV 개발로 전환했다.
이어 지난해(2025년) 12월에는 대형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차세대 모델을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EREV는 구동을 전기모터가 담당하고 내연기관은 주로 배터리 충전에 사용해 장거리 불안을 줄이는 방식이다. 포드에 이어 GM까지 하이브리드 전환에 나서면서 미국 빅3 완성차 업체 가운데 전기차 단독 전략을 유지하는 곳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