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참교육 시급한 상황” 시멘트통 투척, 자리 맡으려고 이러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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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주택가에서 확인된 폐타이어·라바콘·무거운 적치물
주차난이 만든 불편이 공공도로 선점으로 이어져
집 앞 도로와 사유지, 배정받은 주차구역은 구분해야
차보다 먼저 자리를 차지한 물건들

골목을 몇 바퀴 돌다 빈 공간을 발견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차 대신 물건이 놓여 있다. 주차를 못 하는 곳이라는 공식 표시는 없지만 누군가 자리를 맡아두었다는 뜻은 분명하다. 물건을 치웠다가 다툼이 생길까 봐 다른 곳을 찾는 운전자도 있을 것이다.
울산 주택가에서는 쉽게 옮기기 어렵도록 만든 장애물까지 확인됐다. 11월 2일 경상일보 보도에 따르면, 취재진이 지난달 31일 찾은 골목에는 폐타이어와 라바콘, 페인트통에 시멘트·철근을 넣은 구조물 등이 놓여 있었다. 다른 차량의 주차를 막는 용도로 사용되는 모습이었다.
자기 집 앞에 돌아왔는데 주차할 곳이 없으면 답답하다. 오래 거주한 주민이라면 낯선 차량이 들어와 공간을 차지한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먼저 내놓은 물건이 도로를 이용할 권리를 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내 집 앞이라는 말에 빠진 도로의 주인

집과 가까운 도로, 실제로 소유한 사유지,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배정받은 주차구역은 성격이 다르다. 이 차이를 무시하면 서로 다른 권리를 놓고 같은 말을 하게 된다.
공공도로에 허가 없이 물건을 놓아 공간을 점유하는 행위는 도로점용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경상일보 역시 해당 행위가 사안에 따라 과태료나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도로의 법적 성격과 구체적인 행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모든 골목의 물건에 같은 금액의 과태료가 붙는다고 설명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적치물이 부당해 보인다고 해서 그 자리에 무조건 주차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주정차 금지 여부, 출입구와 통행 방해 여부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남의 잘못을 발견했다고 내 주차까지 자동으로 정당해지지는 않는다.
현장에서 물건을 옮기거나 훼손하며 맞서는 방식도 문제를 키울 수 있다. 공공도로인지, 어떤 통행을 막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위치와 현장을 남기고 관할 기관에 판단을 요청하는 편이 낫다.
자리를 맡는 사람이 늘수록 골목은 더 좁아진다

이 문제를 주민의 양보 부족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실제로 주차 공간이 모자란 지역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매일 가장 멀리 걸어야 한다고 느낄 수 있다. 한 집이 물건을 내놓기 시작하면 옆집도 따라 놓고 싶은 유인이 생긴다.
그렇게 개인이 확보한 편의가 쌓이면 골목 전체의 이용 가능 공간은 줄어든다. 차가 없는 시간에도 물건이 자리를 지키고, 보행자는 피해 걸어야 하며, 큰 차량이 들어올 여유도 사라진다. 주차난을 피하려고 한 행동이 동네의 주차난과 통행 불편을 더 키우는 것이다.
지자체도 치웠다는 결과만 반복해서는 부족하다. 같은 장소에 다시 물건이 놓인다면, 주민이 이용할 대체 공간과 공유 방식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단속이 필요한 곳은 단속하되, 왜 매번 같은 갈등이 되풀이되는지도 봐야 한다.
집 앞에 차를 대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도로를 가장 무거운 물건을 내놓은 사람 순서로 나눌 수는 없다. 골목의 질서는 이웃끼리 힘겨루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기준에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