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망했다더니… 미국·중국은 폭락, 유럽은 31% 폭풍 성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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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이 나란히 역성장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전동화차 시장이 플러스 성장을 유지한 건 유럽과 신흥국 덕분이다. 하지만 그 성장의 과실 대부분을 가져간 건 중국 브랜드였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9월 14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동력차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6월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합산한 글로벌 전동화차 판매량은 885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성장세는 유지됐지만, 과거 수년간 이어진 두 자릿수 고성장에서 한 자릿수 ‘조정기’로 뚜렷이 진입한 수치다.
BEV는 고성장, PHEV는 역풍…친환경차 점유율 35.6% 돌파
파워트레인 유형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BEV는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한 629만 대가 판매되며 글로벌 신차 시장 점유율 14.7%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9%포인트(p) 상승한 수치로, 순수전기차의 주류화 흐름은 여전히 견고하다.
반면 PHEV는 12.0% 감소한 256만 대에 그쳤다. 시장 점유율도 0.6%p 하락한 6.0%로 밀렸다. 보조금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PHEV 특성상, 각국의 인센티브 조정이 직격탄이 된 것으로 보인다.
BEV·PHEV에 일반 하이브리드(HEV)를 더한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은 5.1% 증가한 1521만 대로, 시장 점유율은 3.1%p 상승한 35.6%를 달성했다.
美 -28.8%, 中 -14.1%…정책 한 방에 시장이 꺾였다

지역별 성적표는 극명한 양극화를 보여준다. 세계 최대 전동화차 시장인 중국은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한 458만 대에 머물렀다. 2026년 1월부터 신에너지차(NEV) 구매세 감면 혜택이 축소되면서 실질 구매비용이 오른 데다, 내수 경기 부진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다.
미국의 타격은 더 컸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기반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2025년 9월 이후 대폭 축소·종료되면서, 상반기 전동화차 판매는 28.8% 급감한 55만 대에 불과했다.
반대로 유럽은 31.7% 급증한 235만 대를 기록하며 전체 시장을 견인했다. 독일·프랑스 등 주요국이 일시 중단됐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재가동하고, 저소득층 대상 ‘사회적 리스’ 프로그램을 확대한 효과다. 스페인도 2026년 8월부터 EV 구매 시 최대 4500유로를 지원하는 Auto+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한국과 일본도 고유가 여파와 보조금 정책이 맞물리며 각각 104%, 62%의 폭발적 성장을 기록했고, 인도·태국·브라질 등 신흥 33개국은 85.3% 급증한 108만 대를 달성했다.
중국 6개사가 62.3% 장악…글로벌 과점, 이제 구조 문제다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수치는 중국계 기업의 점유율이다. BYD·지리·SAIC·체리·립모터·창안 등 6개 중국계 그룹이 글로벌 전동화차 판매량의 62.3%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57.2% 대비 5.1%p 더 높아진 수치로, 과점이 심화되는 속도가 가파르다.
더 주목할 점은 전략의 변화다. 중국 내 판매 비중은 62%에서 50%로 줄었지만, 줄어든 자리를 유럽·신흥국 수출과 현지 생산으로 채웠다. 헝가리·태국·브라질 등지에 공장을 세우고 저가·고사양 보급형 EV로 시장을 잠식하는 전략이 숫자로 증명된 것이다. KAMA 정대진 회장은 “중국계 기업들이 유럽과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및 현지 진출을 가속하면서 글로벌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전동화차 시장은 ‘성장’과 ‘양극화’가 공존하는 복합 국면이다. 보조금이 켜지면 시장이 열리고, 꺼지면 수요가 얼어붙는 정책 의존형 구조는 여전히 취약하다. 한국이 이 전환기에서 주도권을 지키려면, 정책과 기술, 통상 전략이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는 점이 이번 보고서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