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하이브리드 신기록… 미국 도로 점령하며 ‘역대 최다’ 찍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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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기아가 2026년 8월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5만57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47.7% 급증한 수치다. 기아는 같은 달 8만3,793대를 팔아 미국 진출 이후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기아, 역대 최다…하이브리드가 이끈 구조적 전환
지난 8월 현대차·기아 합산 미국 판매는 17만8,405대로 전년 대비 0.6% 소폭 감소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가 9만4,612대로 1.9% 줄었고, 기아는 8만3,793대로 0.9% 증가하며 브랜드 역사상 월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성장 동력은 명확히 하이브리드였다. 기아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전년 대비 99% 급증했고, 전동화 차량 전체로는 36% 늘었다. 현대차도 하이브리드 2만5,109대를 팔아 33% 성장했다. 양사를 합산한 친환경차 판매는 5만7,735대로 전년 대비 15.5% 증가해 역시 역대 최대 월간 실적을 기록했으며,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 비중은 32.4%에 달했다.
SUV 볼륨 모델이 견인…EV는 반 토막

차종별로는 SUV 세그먼트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에서는 투싼이 2만1,197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엘란트라 1만7,747대, 싼타페 1만3,512대가 뒤를 이었다. 투싼과 엘란트라는 각각 18.1%, 16.1% 증가하며 C세그먼트 볼륨 모델의 저력을 확인시켰다.
기아에서는 스포티지가 1만8,723대로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K4가 1만2,881대, 텔루라이드가 1만2,693대로 뒤따랐으며, 셀토스는 9,214대로 무려 65.3% 급증했다. 카니발도 7,389대로 13.3% 늘어 MPV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반면 전기차 실적은 참담했다. 합산 판매 7,678대로 전년 대비 52.3% 급감했다. 현대차는 4,632대로 56.3%, 기아는 EV9 1,789대·EV6 712대 등을 합산해 3,046대로 44.7% 각각 줄었다.
일본 브랜드 주춤한 사이…하이브리드 패권 경쟁 불붙다
경쟁사들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하이브리드 시장의 전통 강자인 토요타는 21만5,556대를 판매했으나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혼다는 13만3,996대로 1.0% 늘었고, 스바루는 6만4,028대로 1.3% 증가한 반면 마쓰다는 3만4,735대로 8.9% 줄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글로벌 하이브리드 판매는 전년 대비 19% 증가했으며,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판매는 2분기에만 71% 급증했다. 토요타·혼다가 오랫동안 장악해온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두 자릿수에서 세 자릿수에 이르는 성장률로 추격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배경에는 미국 소비자의 ‘EV 피로감’이 자리한다. 충전 인프라 불확실성, 중고차 가치 하락, 겨울철 주행 거리 감소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외부 충전 없이도 연비를 높일 수 있는 하이브리드가 현실적 대안으로 재부상했다. 2026년 들어 미국 유가가 갤런당 4달러 이상으로 재상승한 것도 수요를 자극했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 판매 급증으로 단기 수익성과 볼륨 성장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며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다. 그러나 전기차 판매의 반 토막 수준 급락은 전동화 전략의 재정비를 불가피하게 요구한다. 하이브리드 우회가 EV 본선으로 가는 전략적 교두보가 될지, 아니면 퇴행의 신호탄이 될지는 향후 미국 규제 환경과 인프라 확충 속도가 가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