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28개월 출고 대란… ‘이것’ 때문에 해결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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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계약하면 2028년 하반기에야 차를 받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 경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 이야기다. 2026년 8월 기준, 최선호 트림인 ‘프리미엄’의 국내 출고 대기 기간은 최대 28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불과 5개월 전인 지난 3월, 현대차가 공식 안내한 최대 23개월에서 추가로 5개월 이상 늘어난 것이다.
내수 10%, 수출 90%…국내 고객은 뒷전
캐스퍼 일렉트릭은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현대차로부터 위탁받아 광주공장에서 전량 생산한다. 올해 GGM의 연간 생산 목표는 총 61,200대로, 이 가운데 전기차(EV) 모델이 51,400대(84%)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문제는 물량 배분 구조다. EV 생산분 중 내수용은 고작 15,100대(10%)에 불과하고, 수출용이 46,300대(90%)를 차지한다. 유럽 시장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이 ‘가성비 높은 도심형 전기 SUV’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현대차는 글로벌 계약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수출 우선 배정을 고수하고 있다. 그 결과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트림별 대기 기간을 보면 격차가 뚜렷하다. 2026년 8월 기준 프리미엄 트림은 28개월, 인스퍼레이션·크로스는 각 24개월, 최상위 라운지는 18개월 대기해야 한다.
1교대 생산체제의 한계…2교대 전환은 안갯속
GGM 광주공장은 현재 주간 1교대 체제로 가동 중이다. 병목을 해소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2교대로 전환해 생산능력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환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조 측은 격주 교대 근무에 따른 근로 조건 개선, 임금 인상, 복지 확대를 요구하며 협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광주전남 금속노조가 2차 총파업을 벌이며 2교대제 시행, 노동 3권 보장, 추가 차종 투입 등을 공식 요구했다. 노조의 입장은 ‘증산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증산과 노동권 보장을 함께’라는 것이다.
GGM이 2교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연간 최소 75,000대 이상의 위탁 물량이 전제돼야 한다. 현대차와 GGM 간 내년도 물량 최종 확정은 매년 10~11월에 이뤄지는 만큼, 이번 협상 결과가 출고 대란 해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캐스퍼 일렉트릭 사태는 현대차의 수출 우선 전략,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지속 가능성, 소형 EV 시장에서의 국내외 경쟁 구도를 한꺼번에 드러낸다.
업계 전문가들은 “출고 대기 기간이 2년을 훌쩍 넘기는 동안 BYD나 폭스바겐 소형 전기차로 갈아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캐스퍼 출고 대란이 경쟁 브랜드에는 반사이익을 주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내수 물량 10%라는 구조가 유지될수록, 현대차의 국내 EV 브랜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