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차보다 돈 더 들겠네”… 경유값 인상 만지작거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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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경유에 매기는 세금이 OECD 평균보다 현저히 낮아 ‘경유차 퇴출’을 가로막고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세제 왜곡이 환경비용을 국민 전체가 떠안는 구조를 고착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환경연구원(KEI)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 「무공해차 전환 촉진을 위한 수송용 연료 상대가격 조정 및 세수 활용 방안」에서 경유 가격을 휘발유보다 20% 비싸게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2025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약 30조8,572억원의 초과 세수를 확보하고, 누적 환경비용 4조1,432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OECD 평균보다 훨씬 싼 한국의 경유값
KEI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의 휘발유 대비 경유 상대가격 비는 평균 100 대 75.1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00 대 91.7보다 크게 낮다. 휘발유 가격이 100원일 때 경유는 한국에서 75.1원, OECD 평균에서는 91.7원에 형성되는 셈이다.
이처럼 경유를 싸게 유지해 온 구조는 물류·산업용 연료라는 명분 아래 오랫동안 유지됐다. 정부는 현재도 경유 유류세를 25% 인하하는 조치를 2026년 9월 30일까지 연장한 상태로, 휘발유 인하율(15%)보다 인하폭이 더 크다.
경유 1L가 만드는 사회적 비용 2,920원
KEI 연구진은 2025년 기준 수송용 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총 106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대기오염·온실가스 등 환경비용이 26조1,000억원, 교통혼잡 비용이 80조7,000억원이다.
연료별 1L당 사회적 비용을 보면 경유가 2,920.8원으로 가장 높고, 휘발유(2,422.4원)와 LPG(1,912.1원)가 뒤를 잇는다. 연구진은 이 수치를 근거로, 경유의 시장 가격이 사회적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환경경제학에서는 이처럼 외부비용이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상태를 ‘시장 실패’로 분류한다.
경유차 592만 대 줄면 환경비용 최대 7.2조 감소
보고서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20% 비싸지고 영업용 소형 화물차 유가보조금이 단계적으로 축소될 경우, 2035년까지 경유 승용차 약 430만 대와 경유 소형 화물차 약 162만 대 등 총 592만 대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해당 차종의 약 75%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환 시나리오에서 전기차 비율을 50%로 높이면 환경비용 절감액은 5조3,454억원, 전기차로 100% 전환될 경우 7조1,793억원으로 늘어난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특히 등록 차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경유차 중 ‘유로6 이전 기준’ 노후 경유차 약 270만 대의 퇴출 속도를 높이는 것이 단기 대기질 개선에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연구진은 경유 상대가격 조정과 유가보조금 일몰제를 일상과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10년간 확보되는 초과 세수 30조8,572억원은 경유 소형 화물차의 전기차 전환 지원금 확대와 충전 인프라 구축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중장기적으로는 휘발유·LPG까지 포함한 수송용 연료 세제 전반의 개편, 그리고 전기·수소차를 포괄하는 새로운 세제 구조 설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