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추는 한국의 산과 들에서 여름이면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야생화다. 도시로 내려와 성공한 대표적인 야생화인 비비추는 공원, 학교, 아파트 정원, 가로화단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여름이 되면 꽃대를 올려 작은 나팔 같은 보랏빛 꽃송이들을 줄줄이 피워낸다. 하지만 비비추는 단순한 관상용 식물을 넘어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하는 나물로도 가치가 높다. 오래전부터 조상은 비비추의 부드러운 어린잎을 봄나물로 즐겨왔다. 비비추에 대해 알아보자.

비비추의 정체와 특징
비비추는 백합과 백합목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산지의 습한 바위틈이나 개울가에서 자란다. 높이는 30~40cm 정도 자란다. 비비추란 이름의 유래는 어린잎이 돌돌 말려 ‘비비’처럼 꼬여있고, 취나물처럼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추’가 돼 비비추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비비추의 특징적인 잎은 난형으로 뿌리에서 모여 비스듬히 나오며, 길이 10~13cm, 너비 8~10cm 정도다. 잎끝은 뾰족하고 아래는 심장형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약간 물결처럼 보인다. 잎줄은 8~9개이며, 잎자루는 길고 좁으며 자줏빛이 도는 검은색 반점들이 있다. 꽃은 뿌리에서 솟아난 길이 30~40cm의 꽃줄기에 달리는 총상꽃차례에 연한 백자색으로 무리 지어 7~8월에 피는데, 꽃줄기의 한쪽으로만 핀다.

한국에는 비비추 외에도 일월비비추, 흑산도비비추, 좀비비추 등 여러 종류가 자란다. 이러한 ‘비비추 집안’을 통틀어 부르는 속명이 ‘호스타(Hosta)’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흰꽃의 옥잠화도 비비추 집안에 속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2500종류가 넘는 품종이 있으며, 이는 대부분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 자생하는 35종류의 자생종을 부모로 삼아 육종된 것이다.
비비추의 식용 가치와 조리법
비비추의 어린잎은 봄철부터 초여름까지 식용으로 활용된다. 어린 비비추를 꺾어 나물로 무쳐 먹거나, 살짝 데쳐 쌈 채소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재배한 채소보다 부드럽고 향긋하며, 감칠맛이 뛰어나 산나물 특유의 억센 질감이나 쓴맛이 거의 없다.
비비추 나물을 맛있게 무치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비비추 어린잎을 끓는 물에 넣고 데친다. 이때 줄기가 약간 질긴 느낌이 있기 때문에 중간에 줄기를 한번 만져보고 무르게 느껴질 때까지 여유있게 데치는 것이 좋다. 데칠 때 소금을 조금 넣으면 색이 진해지고 밑간도 된다.

데친 나물은 찬물에 헹구되,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흔들면서 씻는다. 물기를 꼭 짠 후에 설탕, 깨소금, 마늘, 참기름, 고추장 등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주면 된다. 비비추는 약간 쓴맛이 있어 순한 맛의 양념보다는 고추장이나 초고추장 양념이 더 잘 어울린다. 무칠 때는 양념이 잘 배도록 충분히 조물조물 무치는 것이 중요하다.

무친 비비추 나물 위에 통깨나 깨소금을 살짝 얹어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비비추 나물의 맛은 쌉싸름하면서도 새콤하고 쓴맛과 향이 있어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특히 고기와 함께 곁들여 쌈으로 먹으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별미가 된다. 나물로 무쳐 먹을 때는 처음부터 고추장을 과하게 넣지 말고, 간을 보면서 점차 추가하는 것이 좋다.
가을에 채취한 뿌리는 잘 말려 차로 끓여 마시기도 한다. 이때 뿌리는 간 보호와 혈액 순환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비비추의 약용 가치와 효능
비비추는 오래전부터 약용 식물로도 알려져 있다. 몸에 좋은 성분이 많아 식용뿐만 아니라 약용으로도 널리 이용됐다. 특히 철분, 칼슘, 칼륨이 풍부해 영양소 공급원으로 손색이 없다.
비비추는 사포닌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아데노신, 트립토판 등의 성분도 들어있어 해독, 해열, 시혈, 혈액순환 개선, 명료증진, 인파선염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염증과 뱀에 물린 데 전초를 붙이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가을에 채취한 뿌리는 잘 씻어서 말린 후 차처럼 우려 마시거나 달여서 먹으면 몸에 좋다. 또한 비비추 추출액은 피부 미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화장품 원료로도 이용되고 있다.
주의할 점이 있다. 비비추 꽃에는 독성이 있다. 꽃차로 이용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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