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 강원도는 가장 빈번하게 찾아가는 여행 장소 집성지다. 아마도 그것은 즐기는 취미 중 하나인 캠핑의 영향 때문이라 생각하며 그중에서도 작은 돔 텐트, 미니 쉘터를 이용한 1인 캠핑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그와 어울리는 자연경관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캠퍼라고 한다면 누구나 자주 가는 지역에 자주 가는 캠핑장 1~2곳쯤 있게 마련일 텐데 나의 강원도 캠핑 장소 중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곳이 정선애 캠핑장이라 생각된다. 현재 네이버 지도에 등록된 정확한 이름은 정선애 펜션 & 글램핑인데 오랫동안 정선 캠핑장이라고 불러왔고 짧게 ‘정선애’라 불렀기에 그렇게 습관이 든 것 같다.
정선애펜션&글램핑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남면 광락로 476-5
강원도 캠핑을 하며 정선 캠핑장을 애용하게 된 것은 한동안 이곳 정선에서 일을 했었기 때문이다.
정선을 알게 된 건 아주 오래전 펜션 + 레일바이크를 가족과 함께 보내기 위해 방문했었던 것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가 정선애를 알고 캠핑을 하기 위해 방문했던 것이다.
정선에서 일을 하게 된 건 그 후.
오늘은 여기 정선 캠핑장에서 미니쉘터 속 1인 캠핑 모드다. 왜 늦은 건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도착하자마자 사이트 구축에 들어가야 했고 마치자마자 어둠이 세상을 뒤덮었던 시간들.
강원도 캠핑을 즐기며 늦은 시간에 캠핑장 도착이란 것은 이미 저녁 식사를 하고 들어왔음과 동일하게 봐도 된다.
그냥 자기 아쉬우니 커피 한 잔을 마시려고 준비.
누군가 “잘 밤에 뭔 커피냐?”라고 말하면 난 “카페인에 영향을 받지 않나 봐! 들이부어도 잠만 잘 자더라”라고 말했던 게 바로 얼마 전인데 그걸 반대로 곱씹어 보니 잘 밤에는 마시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커피 마시고 잠을 잘 수는 있는데 수면의 질을 생각하면, 커피를 마시고도 잘 자는데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얼마나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을까? 모든 피로를 완벽하게 풀어낼 수 있을 텐데 커피 마시고 자는 바람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아침이 찌뿌둥할 수밖에.
그런데 지금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
밤 하늘의 별이 말똥말똥.
커피를 마셔서 말똥말똥 아니고 아직까지는 말똥말똥한 정신 상태였다.
그리고 잠은?
잘 잤다.
이른 새벽의 정선 캠핑장 분위기는 고요함.
강원도 캠핑에서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캠핑 장소에서 이 시간이면 조용한 것이 맞다. 숨소리조차 크게 들리는.
평일 이른 새벽의 강원도 캠핑에서 조금은 고독감이 느껴진다. 대단할 건 아니지만 무리 속의 허허로움이랄까?
이 넓은 캠핑장에 꼴랑 나 하나.
처음 여기 정선 캠핑장에 들어왔을 때 저 앞으로 보이는 수직 절벽을 보고 감탄했었다.
바로 앞으로 펼쳐지는 밭뙈기 너머 가파르게 솟아오른 절벽이 우리나라의 풍경이 아니지 싶을 정도.
아침 식사 전 정선 캠핑장 안을 한 바퀴 돌며 산책을 한다.
이곳 정선애의 가장 큰 장점은 펜션 + 글램핑 + 캠핑이 모두 한곳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입맛대로 선택하면 된다. 여름이며 나무 그늘 울창한 숲속 느낌이고 봄에는 벚꽃 캠핑 + 겹벚꽃 캠핑에 가을이면 곱게 물든 가을색의 나무들 아래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겨울은 당연히 스노우 캠핑과 스키 캠핑.
이곳에서 30분쯤 떨어진 곳이 바로 하이원리조트다.
쿠니는 강원도 캠핑이 목적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일반 여행하는 이들은 캠핑 장비도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귀찮아서 즐기기에 불편한 것이 캠핑이지 싶다. 지인들 덕분에 1인 캠핑의 쫀쫀한 외로움이 갑자기 사라졌다.
지인이 준비해 준 아침 식사가 푸짐하다.
먹음직한 라면.
1인 캠핑에서도 매번 라면인데…
역시 쿠니의 강원도 캠핑을 포함한 모든 캠핑에서 라면을 빠져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캠핑 품목 중 하나다.
손 대지 않고 먹게 되는 푸짐한 라면의 맛은?
참 맛!
이제 짐 정리를 마치고 다음 여행지를 위해 추울~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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