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연화봉 등산코스 겨울 등산, 등산 준비물
겨울&사진/산마루
소백산 연화봉 등산코스 및 겨울 등산시 등산 준비물 알려드립니다.
소백산 연화봉 정상석에는 노산 이은상의 시 ‘산악인의 선서’가 새겨져 있습니다.
“산악인은 대자연에 동화되어야 하고, 목적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고난을 극복할 뿐 절망도 포기도 없다”
겨울 등산은 고난을 극복한 끝에 자연과 동화되는 산행길입니다.
▶소백산 연화봉 등산코스 : 희방탐방지원센터 – 희방사 매표소 – 희방폭포 – 희방사 – 연화봉(1394m)/소요시간 왕복 4시간 40분)
산악인들 사이에 겨울 등산 코스 중 최고라는 소백산 연화봉 등산코스 주 최단거리인 죽령길을 올라 희방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지원센터에서부터 차를 두고 올라야 했지만 이젠 희방사 매표소 입구까지 무료 주차가 가능해졌습니다. 뿐만아니라 소백산 희방사 입장료도 폐지되어 많은 등산인들이 희방폭포도 볼겸 희방사 코스를 이용해서 소백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겨울 등산시에는 준비할 것도 많은 데요 아이젠과 겨울 파카, 따뜻한 온수, 눈을 보호하기 위한 선글라스, 간식 등도 빼놓지 말고 준비해야 안전하게 산행을 할 수 있으니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겨울 등산은 물론 산을 오를 때는 언제나 등산스틱도 잊지 마시고요
소백산 연화봉 등산코스 중 최고 백미는 희방폭포입니다.
지난 여름 천둥소리를 내며 쏟아지던 폭포수는 어디 가고 꽁꽁 얼어붙은 희방폭포 모습이 장관인데요. 조선 중기 학자였던 서거정은 희방폭포를 등산하고는 ‘몽유도원처, 하늘이 내려준 꿈속에서 노니는 풍경’이라며 극찬했다고 합니다.
소백산도 얼고 희방폭포도 얼어서 솔직히 몽유도원처인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갑진년은 청룡의 해입니다.
자세히 보면 마치 푸른 청룡이 층층이 쌓인 눈과 얼음을 타고 산을 기어 오르는 듯도 한데요. 주렁주렁 매달린 고드름이 겨울 산행의 묘미를 플러스해 줍니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희방폭포를 지나지만 온통 산길이 얼음길이라 잠시만 방심해도 미끄러지기 일쑤입니다.
희방폭포 위 구름다리를 지나 희방사 입구에 도착했는데요 지난해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걸어놓은 연등에도 눈이 내려 쌓였습니다.
신라 선덕여왕 12년이었던 643년 두운대사가 창건했다는 희방사는 호랑이에 물려온 딸을 살려준 은혜를 갚기 위해 경주 호족이 지어준 절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퇴경당 권상로 박사가 썼다는 희방사 푸른 현판이 걸린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희방사 현판 글씨는 기교를 부리지 않은 담백한 글씨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희방사를 지나면 본격적인 소백산 연화봉 등산이 시작됩니다.
미끄러지지 않게 신발 위에 덧신은 아이젠을 바짝 조이고 눈길을 한걸음 한걸음 헤쳐 나갑니다.
숨이 턱에 찰듯이 힘든 깔딱고개를 너머 서면 평탄한 산길이 이어집니다. 언제나 푸른색으로 소백산을 지켜주던 소나무도 오늘은 하얀 눈으로 갈아 입고 등산객들을 반겨줍니다.
지나는 발걸음에 후두둑 떨어진 흰눈이 얼굴에 닿자 나도 모르게 차가움에 몸서리가 처지더라고요. ㅠㅠ
겨울 등산의 맛은 뭐니해도 나무에 앉은 상고대를 보는 맛이 최고입니다.
앙상한 나무 가지에 내려 앉은 눈들이 마치 하얀 목화솜 이불을 덮은 듯도 합니다.
나무 가지들은 휘몰아치는 소백산 산바람을 이겨내기 위해 서로 부등켜 안고 겨울을 이겨냅니다.
등산로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대설이 내려 쌓인 소백산 연화봉 가는 길 옆 상고대의 모습이 장관입니다. 밤새 내린 눈과 서리가 얼어 붙어 눈꽃처럼 피어난 상고대는 보면 볼수록 절경입니다.
산악인들은 상고대 너머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하늘이 펼쳐지는 산길을 걸어 정열과 협동심으로 겨울 산행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갑니다.
희방사를 지나 2시간 여만에 연화봉 정상 부근에 도착을 했습니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본 연화봉 천문대 가는 산등성이는 온통 눈으로 뒤덮혀 등산로를 분간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소백의 장쾌한 산마루를 마주하니 세상을 다가진 듯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마치 연꽃이 핀 듯한 모습의 소백산 연화봉 1394m 정상에는 제5회 소백산 철쭉제를 기념해 단양군에서 세운 연화봉 정상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흰눈을 고깔모자인양 덮어 쓴 정상석 뒷면에는 노산 이은상 시인의 ‘산악인의 선서’가 세겨져 있는데 손이 곱아서 그런지 사진으로는 남기지 못했습니다.
겨울 소백산 연화봉에 내린 흰눈을 쓸듯이 찬 산바람이 볼을 때리며 지나고, 저멀리 연화봉 천문대는 구름에 갖혀 찾을 수 없습니다.
이리보아도 저리보아도 흰눈으로 덮인 겨울 소백산맥이 끝간데 없이 펼쳐지며 수묵화 한폭을 그려냅니다.
찬바람이 연화봉 너머로 구름을 거두어 갑니다.
구름에 갖혔던 해가 해쓱한 얼굴을 내미니 눈바람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천문대가 손에 잡힐 듯이 가까워졌습니다.
굽이 굽이 이어지는 소백산맥이 온통 겨울 왕국으로 변했습니다.
겨울 소백산마루에 불쑥 엘사가 나타나길 빌어보았지만 차디찬 겨울 바람만 얼어붙은 볼을 때릴 뿐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 줌렌즈를 당겨 눈속에 파묻혀 겨울을 견뎌내고 있는 소백산 천문대를 찍어 보았습니다.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지만 도저히 더 이상은 갈 수가 없어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하산 길 나무 껍질이 사슴의 뿔을 닮아 이름 붙은 노각나무를 만났습니다.
얼룩덜룩한 문양의 수피는 비단을 수 놓은 듯하다 하여 금수목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소백산 연화봉 아래 희방계곡에는 2,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노각나무를 찾을 수 있습니다.
겨울 등산은 하산 시 특히 조심해야 하는데요
정상 정복에 기분이 업되어 올라갈 때 체력을 모두 쏟았다면 바람을 피해 움푹한 곳 등을 찾아 간식 등을 먹으며 힘을 재충전 바랍니다.
5시간에 걸쳐 겨울 소백산 연화봉 등산을 무사히 마치고 귀가 했습니다. 몇 년만의 겨울 산행이라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욱신거리지만 왠지 해냈다는 성취감에 기분은 최고이더라고요.
귀가 길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저 멀리 흰 눈에 갇힌 소백산맥이 다시 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연화봉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희방사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
희방폭포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