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연결이 자꾸 끊긴다면? 배터리 리퍼 서비스 ‘리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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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방치된 에어팟, 다들 하나쯤 있지 않을까 싶다. 필자의 집에는 아무도 쓰지 않는 ‘에어팟 2세대’가 있다. 아버지께서 2019년에 구매하신 건데, 2년 정도 사용하고 나니 블루투스 연결이 끊기거나 조금만 사용해도 방전되는 현상이 나타나 어느 순간부터 잘 사용하지 않으신다.

방치된 에어팟을 보니 문득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터리 성능만 저하됐을 뿐 겉은 멀쩡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배터리만 교체하면 되지 않을까? 외관은 깨끗하니 배터리만 새로 바꾸면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을 테다.

관련 업체를 검색하다 보니 ‘리팟(Repods)’이라는 곳을 발견했다. 리팟은 에어팟을 리퍼비시로 교환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신의 에어팟을 내어 주면 배터리를 교체한 리퍼비시 제품을 받을 수 있다. 과정도 단순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리퍼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 같아 이 곳에서 교체해보기로 결심했다.

출처: 리팟

서비스 이용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직접 방문 또는 온라인으로 이용 가능하다. 필자는 교환 과정이 궁금해 직접 방문을 선택했다. 업체는 서울 신논현역 근처에 위치해 있으니 가깝다면 방문해볼 만하다.

에어팟 2세대를 들고 직접 방문해 문제 현상을 설명 드렸다. 원인은 예상대로 ‘배터리 문제’였다. 블루투스 연결이 끊기고 사용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 모두 배터리 때문이었다. 이 외에도 소리나 통화가 끊기거나 노이즈 캔슬링이 작동하지 않는 것도 배터리 성능 저하로 인한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설명을 듣고 나니 에어팟 유닛을 교체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단, 에어팟 케이스는 별도로 교체할 수 없다. 업체 설명에 따르면 케이스는 유닛보다 배터리 수명이 약 3배 정도 길다고 한다. 유닛만 2번 교체해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 리퍼 서비스를 별도로 진행하지 않는다고. 케이스 하나를 오래 사용하는 게 환경적으로도 좋을 듯싶다.

리퍼 제품 받기 전 사용했던 에어팟 등급을 측정해야 한다

리퍼 제품을 받으려면 자신의 에어팟 등급을 먼저 측정해야 한다. 리팟에서는 등급에 맞는 리퍼 제품으로 교체해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깨끗하게 잘 사용해왔다면 충분히 좋은 리퍼 제품을 받을 수 있다. 혹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6천 원을 내면 등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했던 에어팟은 기계로 꼼꼼히 검사한다. 등급은 A부터 D까지 있다. 스크래치 개수나 상태, 변색 자국, 데미지 여부 등을 판단해 등급을 매긴다. 필자의 유닛은 BC 등급을 받았다. BC 등급은 B와 C 사이에 걸친 상태를 뜻한다.

에어팟 2세대 리퍼 제품 이렇게 투명 케이스에 깔끔하게 담아준다

등급 측정이 끝나면 같은 등급의 리퍼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제품은 아래 이미지처럼 투명 케이스에 깔끔하게 담아 제공한다. 온라인으로 교체할 경우에는 에어캡에 감싼 뒤 에어팟 모델명과 등급 스티커를 붙여서 보내준다고 한다.

직접 열어서 살펴 보니 겉보기에는 새 제품과 다름없어 보였다. 제품 끝 부분에 약간의 변색이 있으나 사용한지 며칠 지나고서야 발견했을 만큼 미세한 수준이다.

제품이 깨끗보여도 위생 면에서 걱정될 수 있다. 배터리를 교체했어도 어쨌든 다른 사람이 사용했던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팟 제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업체 설명에 따르면 회수 또는 매입한 에어팟은 우선 ‘리팟 리싸이클 허브’로 전달된다고 한다.

제품은 배터리 교체 전 1차 세척 과정을 거친다. 초음파 브러싱이나 고압 흡입 등으로 깨끗하게 청소하는 과정이다. 에어팟을 분리해 배터리를 교체한 다음에 한 번 더 세척한다. 멸균 상태가 된 제품은 케이스에 밀봉해 고객에게 전달된다. 소독 과정을 알고 나니 더욱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었다.

출처: 애플

사실 에어팟은 애플 스토어에서도 리퍼 수리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리팟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애플 스토어에서 수리를 받으면 유닛당 6만 5천 원(에어팟 2세대 기준)이 든다. 양쪽 모두 교체할 경우에는 13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10만 원이 넘으니 차라리 돈을 더 보태서 새 제품을 구매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리팟에서는 양쪽을 한꺼번에 교체해도 8만 9천 원이다. 10만 원도 안 되는 금액으로 에어팟을 2년은 더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교체 말고 리퍼 제품을 아예 구입할 수 있는 옵션도 있다. 에어팟을 한 쪽만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이용하기 괜찮은 서비스다. 가격은 한쪽 당 5만 9천 원(에어팟 2세대 기준)이다. 중고마켓에서 구매하면 위생상태도 믿을 수 없을 뿐더러 제품 수명이 언제 다할지도 모른다. 리팟에서 구매하면 이러한 걱정을 덜 수 있다.

온라인 배송의 구성은 이렇다

직접 방문하기 귀찮다면 온라인으로 제품을 교체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위의 이미지처럼 리팟 로고와 통일된 검은색 봉투에 깔끔하게 포장한 상태로 배송받을 수 있다.

온라인 방식은 크게 2가지다. 우선 배송과 일반 배송 중 원하는대로 선택하면 된다. 우선 배송은 리퍼 제품을 먼저 받은 뒤 자신의 에어팟을 택배로 보내는 방식이다. 다만 우선 배송은 3만 원의 보증금이 붙는다. 보증금은 자신의 에어팟을 보내고 나면 추후 환급해준다. 일반 배송은 반대로 제품 먼저 보내고 나중에 리퍼 제품을 받는 방식이다. 택배비는 결제 과정에서 2천 원 차감해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출처: 리팟 깨끗한 리퍼 제품으로 바꿔 사용 중인 모습이다

리팟 제품은 애플 스토어보다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아 만족스럽다. 환경을 생각해 기존 제품을 재활용한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교체한 리퍼 제품은 현재 아버지께서 3주째 사용하고 계신다. 매일 출퇴근길과 헬스장에서 사용하시는데, 예전처럼 잘 작동해 좋다고 하신다. 전처럼 블루투스 연결이나 음악이 끊기는 경우가 없다고. 만약 문제가 생기더라도 3개월 제품 보증으로 교환해주기 때문에 안심이다.

혹시 집에 굴러다니거나 성능이 떨어진 에어팟이 있다면 리팟에서 저렴하게 교체해 보는 걸 추천한다. 배터리 교체가 필요한 제품인지는 리팟 공식 사이트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테크플러스 김하영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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