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시리즈를 대상으로 ‘원 UI 6(One UI 6.0)’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원 UI 6는 최신 안드로이드 14 기반 운영체제다. 이번에는 어떤 점이 바뀌었을까. 현재 사용 중인 갤럭시S23 울트라에 직접 설치해 봤다.
원 UI 6를 사용해 보려면 먼저 삼성 멤버스 앱에서 베타 프로그램에 등록해야 한다. 그다음 설정 앱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항목에서 베타 펌웨어를 다운로드하면 된다. 펌웨어를 다운로드하면서 어떤 점이 변경됐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내용을 보니 이번에는 이전에 다른 기기로 참여했던 베타 프로그램보다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 베타 펌웨어 적용 시 안드로이드 버전이 바뀌기 때문에 기존에 설치한 앱이 정상 실행되지 않거나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전 버전으로 되돌아오려면 스마트폰을 초기화해야 하므로 업데이트 전에 스마트폰 데이터를 백업해 두는 게 좋다.
■ 가장 많이 바뀐 ‘빠른 설정창’ 아이폰 연상돼
업데이트한 뒤 화면을 켜자 홈 화면 아이콘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게 바로 느껴졌다. 상단바를 내리면 나타나는 알림창은 이전보다 여백이 줄어 한결 촘촘해졌다. 기존에 일부 알림은 옆으로 밀어도 지워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모든 알림을 밀어서 삭제할 수 있다.
화면 상단 오른쪽 영역을 아래로 당기면 더 많은 기능을 실행하는 ‘빠른 설정창’이 나온다. 빠른 설정창에서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미러링, 기기 제어 기능이 별도 버튼으로 분리됐다. 화면 밝기를 조절하는 막대 아래에는 블루라이트 차단 모드와 다크 모드를 활성화하는 버튼이 추가됐다.
이전 버전과 비교했을 때 빠른 설정창 디자인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마치 아이폰의 제어 센터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이전 버전과 많이 달라져 적응하기 어려울까 겁부터 났지만 사용해 보니 의외로 금방 익숙해졌다.
알림창 배경과 아이콘 색상은 현재 바탕화면과 어울리는 색으로 설정된다. 색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홈 화면의 빈 공간을 길게 눌러 나오는 ‘배경화면 및 스타일’ 메뉴에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지원하는 색 종류가 적어 마음에 드는 색 조합을 찾기 어려웠다. 설정에 따라서는 일부 문자열이 배경과 비슷한 색으로 표시돼 가독성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 편의성 향상된 기본 카메라 앱, 인상 깊었던 점은?
카메라 앱 메인 화면에 해상도 버튼이 추가됐다. 갤럭시S23 울트라 기준, 사진 해상도를 1200만·5000만·2억 화소 3가지로 전환할 수 있다. 더 큰 해상도로 사진을 찍고 싶다면 5000만 화소나 2억 화소 모드로 설정해 보자. 단, 1200만 화소 모드 이외에는 필터와 모션 포토, 스캔, 100배 줌 같은 부가 기능이 대부분 비활성화된다. 5000만 화소부터는 줌을 최대 6배까지만 확대할 수 있다.
카메라 설정 > 고급 인텔리전스 옵션 항목에 ‘화질 최적화’ 옵션이 추가됐다. 선택 가능한 옵션은 최소·중간·최대다. 최적화 정도가 높을수록 사진을 더 많이 보정하는 대신 촬영 속도가 느려진다. 과한 보정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중간’이나 ‘최소’ 옵션을 추천한다.
■ 수많은 변경 사항…대부분 사용성 개선 위주
이외에도 변경된 부분이 많다. 삼성전자가 공지한 내용을 보면 바뀐 기본 앱만 22종류, 전체 변경 사항은 59가지에 달한다. 대부분 기존 기능을 더 사용하기 편하게 개선했지만 신기능도 몇 가지 추가됐다.
이번 업데이트로 ‘유용한 날씨 정보’ 날씨 위젯이 추가됐다. 홈 화면에 추가해 보니 기온, 날씨와 함께 참고할 만한 실시간 기상 정보가 나타났다. 시시때때로 위젯을 확인해 보니 점심 시간에는 자외선 지수가 높다는 내용이, 오후에는 저녁에 비 소식이 있다는 내용이 보였다. 굳이 날씨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중요한 정보를 바로 볼 수 있어 유용했다.
블루투스 코덱이 2종 추가됐다. 블루투스 LE 오디오 기술이 적용된 ‘LC3’ 코덱, 공간 음향을 지원하는 ‘오푸스(Opus)’ 코덱이다. 실제로 사용해보진 못했다. LC3 코덱을 지원하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연결해도 코덱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베타’니까 감수했지만…너무 심한 오류들
베타 펌웨어를 통해 새 기능을 먼저 사용하는 만큼 오류도 자주 보였다. 원 UI 6에서는 기존 앱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유난히 많았다. 안드로이드 14 버전 특성 때문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14부터 안드로이드 6 이하 버전에 호환되는 앱 설치를 전면 차단했다. 보안 강화 때문이란다. 그래서 지원이 중단된 지 오래 지난 앱과 개발자가 안드로이드 6에 호환되게 설정한 앱은 설치되지 않았다. 이미 설치한 앱도 몇 가지는 정상 동작하지 않았다.
부가 기능과 꾸미기 효과를 제공하는 앱 ‘삼성 굿락(GoodLock)’도 일부 기능만 동작했다. 테마파크, 퀵스타, 홈 업, 멀티스타처럼 UI를 변경하는 플러그인은 비활성화됐다. 원 UI 6가 정식 배포될 즘 사용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기능을 변경하는 펜타스틱, 카메라 어시스턴트, 루틴 플러스 같은 플러그인은 원 UI 6에서도 사용 가능했다.
원 UI 6를 며칠 사용해 보며, 이전에 경험했던 베타 테스트보다 오류가 자주 발생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많은 오류 중 일부 앱에서 다크 모드가 절반만 적용되는 오류, 위젯 스택 순서가 초기화되는 문제가 가장 불편했다. 전원 버튼을 눌러 화면을 켤 때 가끔 홈 화면에 있는 앱 아이콘이 멋대로 눌려 실행되거나 갑자기 스크린샷이 찍히기도 했다. 앱을 실행할 때 화면이 잠깐 흰색으로 보이는 현상이 있어 어두운 장소에서 사용하기 불편했다.
성능도 아쉬웠다. 이전에 다른 기기로 베타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에는 베타 펌웨어라도 안드로이드 버전이 업그레이드돼서인지 전반적인 성능이 향상됐다. 하지만 갤럭시S23 울트라에 원 UI 6를 설치해 사용하면서 성능이 좋아졌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화면이 끊겨 보이는 성능 저하 현상이 자주 일어나 사용하기 불편했다.
이제 막 베타 프로그램이 시작된 만큼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건 당연하다. 8월 16일에는 핫픽스 업데이트를 배포해 일부 기기에서 모바일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했던 오류를 고쳤다. 이외에도 발견·제보 중인 오류가 많아 앞으로도 수차례 추가 업데이트가 배포될 예정이다. 새로 추가될 기능이 궁금하더라도 가급적 정식 업데이트를 기다려 보길 권장한다.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