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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S 2.0]AI가 업무 줄여도 ‘생산성’ 별개…’병목’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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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개별 업무처리 속도를 높여도 기업과 경제 전체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업무 방식과 조직 구조를 함께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AI가 만든 결과물을 검토·판단하는 단계에서 병목이 생기고, 현장 경험과 데이터·설비 등 보완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절감한 시간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AI가 신입 직원의 업무를 대체하면서 청년층이 실무 경험을 쌓고 숙련자로 성장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임경묵 경제학 박사(CJ그룹 자문역)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싱귤래리티 금융 소사이어티(SFS) 시즌2 5차 회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지난 26일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싱귤래리티 금융 소사이어티 2기(SFS 2.0)’ 제5차 회의에서는 AI의 생산성과 거시경제 영향을 논의했다. 임경묵 경제학 박사(CJ그룹 자문역)가 AI 도입 이후 생산성 향상의 제약 요인을 짚었고, 남창우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기업 자료를 바탕으로 생산성과 고용·임금 영향을 분석했다.

AI 빨라져도 검토·판단 병목…전체 처리량 제한

임 박사는 AI가 특정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더라도 다음 단계의 검토와 판단이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면 전체 생산성이 크게 높아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개별 업무 효율은 개선될 수 있지만, 기업 전체의 성과와는 간극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임 박사는 “병목이 해결되지 않으면 생산성 향상은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보유한 지식과 경험을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과제다. 문서로 정리하기 어려운 현장 경험과 전문가의 판단을 데이터와 연결하고, 업무 절차와 의사결정 구조를 함께 바꿔야 AI를 기업에 특화된 생산성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 박사는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업무와 조직을 함께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 간 연결과 의사결정 권한, 직원의 학습과 보상 체계까지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 AI 활용 교육뿐 아니라 업무 개선 과정에서 쌓은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보상하는 체계가 이뤄져야 변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취지다.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전 금융위 부위원장)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싱귤래리티 금융 소사이어티(SFS) 시즌2 5차 회의에서 주제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규제와 보안 등 제도적 제약도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는 “(금융권의 경우) 규제도 병목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김철웅 신한은행 상임감사위원은 “업무 자동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규제와 보안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짚었다.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도 “금융권은 망분리와 개인정보 보호 등으로 AI 도입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비용과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AI 도입 기업, 매출 20%↑”… “생산성 판단 어려워” 분석도

남창우 연구위원이 국내 기업 자료를 분석한 결과 AI 도입 기업의 상용근로자 1인당 매출액은 미도입 기업보다 약 20% 높았다. 다만 전체 매출 증가 효과는 약 13%로, 일부 고용 감소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2023년을 기준으로 향후 10년간 AI가 고용과 임금에 미칠 영향을 추정한 분석에 따르면 2033년에는 연간 약 64만명이 직무 재편 압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이 가운데 경제성 있는 실질 대체 규모는 약 26만명으로 추정했다. 고용증가율은 약 3%포인트(p), 임금 상승률은 약 0.4~0.7%p 낮아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남 연구위원은 “향후 10년간 AI는 중·고숙련 인지 노동 직종 중심으로 상당 규모 일자리 대체와 임금 하방 압력을 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실제 실현 규모 는 AI 기술발전과 경제적 수익성 여부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AI를 업무에 맞게 시스템화해야 기업 전체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AI를 활용한 생산성 평가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손병두 대표는 “개별 과업의 효율 개선만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며 “보틀넥을 감안하면, 업무의 시작부터 최종 결과물까지 전체 과정에 걸린 시간을 측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AI 활용에 따른 시간 절약이 곧바로 국내총생산(GDP) 증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거시경제 지표에서 효과가 확인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종섭 서울대 교수는 “기업마다 업무 단계와 부서 간 협업 구조가 달라 직군별 AI 활용 효과를 기업 전체의 생산성으로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싱귤래리티 금융 소사이어티(SFS) 시즌2 5차 회의에서 주제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청년 고용·숙련 기회 과제…과도한 공포 조성은 경계 토론에서는 AI가 청년층의 취업과 숙련 형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신입 직원이 맡던 기초 업무를 AI가 처리하면 기업이 신규채용을 줄일 수 있고, 청년층이 실무 경험을 쌓아 전문성을 키울 경로도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김효봉 태평양 변호사는 “실제 현장에서 신규 채용이 줄면서 후배 직원들이 경험을 쌓고 배울 기회를 얻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재수 SFS 간사도 “그동안 자동화는 노동을 대체했지만, AI는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면서 청년층의 고용기회 축소를 우려했다.

조동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싱귤래리티 금융 소사이어티(SFS) 시즌2 5차 회의에서 주제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AI 활용 교육에 그치지 않고 청년층이 실제 업무를 통해 판단력과 숙련을 쌓을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손병두 대표는 “단순 업무의 저임금 임금노동자뿐 아니라 전문직종 지식노동자들의 업무 대체를 대비한 사회안전망 대책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AI의 일자리 대체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동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일자리 감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보다 기존 직무의 재편과 다른 분야로의 노동력 이동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면서 “과도한 공포조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AI가 일자리를 줄여도 해당 비용이 낮아지면, 수요가 늘고 다른 절약한 돈은 다른 산업으로 흘러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AI의 고용 영향을 판단할 때는 일자리 총량뿐 아니라 새 일자리가 언제 어디서 생기는지, 기존 노동자가 이동할 수 있는지, 성장의 과실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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