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대책 1년]②공급도 규제도 ‘믿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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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 언제 보는 거죠?

정부는 올해 초 ‘1·29 대책(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내놓고 수도권 도심의 공공부지를 활용해 6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대책은 용산국제업무지구·과천 경마장 부지를 놓고 각 지자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올 하반기 내놓은 ‘8·13 대책(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는 8·13 대책 발표 당시 브리핑에서 “금융·세제지원을 하고,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도 과감히 해제해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에 공급하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으나 서울시와 협의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더욱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관련기사: [용산이몽]”일부라도 청년주택” vs “단기간 내 어려워”(2026년 8월25일)
‘8·13 대책’은 신규택지 10만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 23만가구 이상 추가 공급을 추진하는 내용이 골자다. 작년에 내놓은 ‘9·7 공급대책’에서 제시한 오는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가구 착공 목표를 150만가구로 확대하고 사업 절차를 단축해 착공 시기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착공 실적은 목표에 닿지 않았다. 국토부 주택통계를 보면 올해 1∼8월 누적 기준 수도권 주택 착공 실적은 8만6739가구로 전년동기(8만5424가구) 대비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 준공은 8월 누적 8만75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6% 감소했다. 서울 지역은 2만5630가구로 전년동기 대비 19.1% 줄어들었다.
이런 까닭에 최근 열린 국토부 국정감사에선 올 1~8월 착공 실적이 ‘9·7 대책’에서 제시한 올해 연간 수도권 착공 목표 26만8000가구의 32.4%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공급 목표보다 수도권 주택 착공 실적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라며 “4분기에 착공 물량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80~88% 정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아파트 대비 공급 속도가 빠른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내용도 담았는데, ‘청년은 빌라에만 살아야 하느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책 믿어도 되나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내놓고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성과는 이처럼 신통치 않은데,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질서 확립’이라는 정책 기조는 흔들리면서 신뢰를 잃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시장 의견을 반영해 정책을 바꾸는 것은 유연한 태도로 볼 수도 있지만,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부가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거래할 때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어 매수자가 바로 입주하기 어려운 주택에 대해 내년 말까지 실거주 유예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국토부는 지난 5월에 이런 실거주 유예 조치의 신청 기한을 올해 12월31일까지로 정해 시행했는데, 불과 4개월 만에 기한을 바꾼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잦은 수정과 보완은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논의로 연결된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공급에 시차가 불가피하다며 상대적으로 효과가 빠른 대출 규제를 언급하고 있다.
앞서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지난달 말 기자 간담회에서 “집값 안정화를 위해선 대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가능성과 생애최초 기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조정 필요성을 시사했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도 국감에서 “공급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수요 규제는 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이 사장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추가적인 대출규제는 쉽게 고민할 수 있는 대책이지만 중저가 실수요자에 대한 반발만 야기할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있는 정책”이라며 “기존 공급대책의 현실화, 매매보다는 전월세 안정을 위한 대책에 더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의 경우 “젊은 세대가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이나, 이들에 대한 특혜가 집값 상승의 불안 요소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며 “정책을 결정할 때는 관련 세대의 불만과 시장 안정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