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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②손해 났어도 세금은 내라?…곳곳에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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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정부가 가상자산 이익에 세금을 매길 예정인 가운데 과세 시행을 불과 4개월 앞두고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의 특성상,손실 이월공제 허용 및 과세표준 정비를 비롯한 제도 정비가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에어드롭, 스테이킹, 렌딩(대여)에 대한 과세기준 역시 미흡한 실정이다. 

올해 번 돈, 내년 잃어도 세금내야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해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분리과세한다. 당해 연도 발생한 손실을 이듬해 수익에서 공제해주는 ‘이월공제’는 허용되지 않는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연도별로 손익을 끊어 계산하는 걸 두고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예를 들어 2027년 약 2000만원의 손실을 보고 2028년 1000만원의 이익을 얻는다면, 전체적으로 총 1000만원의 손실을 입었음에도 2028년 수익 1000만원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 결과적으로는 손실을 봤지만 연도별로 손익을 계산하기 때문이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7월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손실금 이월공제 문제를 두고 “주식 투자도 손실 이월공제가 되지 않고 있다”며 “코인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면서 받는 혜택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주식 매매차익에 부과하려던 금융투자소득세는 도입 논의 당시 결손금 이월공제를 5년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시행 전 아예 백지화된 점을 감안하면 주식시장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해외 주요국들은 가상자산 손실에 대한 이월공제를 적극 인정하는 추세다. 미국과 영국은 이월공제를 허용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적격자산에 한해 이월공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가상자산 소득을 일회성·우발적인 소득인 기타소득으로 보고 분리과세하는 것에 논란이 따른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가상자산 차익을 ‘자본이득’으로 본다. 특히 미국은 손익 통산을 폭넓게 허용하고 순자본손실은 연간 3000달러까지 경상소득에서 공제해준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가상자산 과세상 쟁점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가상자산의 대여소득과 양도소득을 구분해 관리하고, 장기적으로 가상자산 소득의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별도 분리과세하면서 자본이득 간 손실, 통산 및 이월공제가 가능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낮은 기본공제에 납세비용도 우려

연간 250만원이라는 기본공제 한도를 두고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 수익 중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지방소득세 2%를 포함해 22%의 세율을 적용한다. 

문제는 이 같은 과세최저한 기준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상자산 과세는 납세자가 직접 소득을 집계해 신고·납부하는 자진신고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세금 신고 과정에서 부담하는 비용인 이른바 ‘납세협력비용’이 소득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세 대상 금액을 계산하기도 쉽지 않다. 여러 종류의 가상자산을 거래하거나 복수의 거래소를 이용하는 경우, 납세자가 스스로 거래내역을 모아 취득가액과 매도가액을 일일이 맞춰야 한다. 정부 입장에서도 소액 납세자가 늘어나는 데 따른 징세비용과 행정부담이 커지는 부작용을 피하기 어렵다.

스테이킹(예치), 에어드롭, 렌딩(대여), 하드포크를 비롯한 비정형 거래에 대한 과세 기준도 나오지 않았다. 국세청은 오는 10월 발표를 목표로 관련 고시를 마련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권오훈 법률사무소 훈 변호사는 “가상자산 소득을 자본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불합리한 면이 존재한다”며 “손실 이월공제 등 여러 부문에서 제도를 정비해야 함에도 촉박하게 (과세를) 시행하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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