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첫 문턱 넘은 상법개정안…기업 경영권 침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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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의 충실 의무 범위, 기존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소액주주 이익 침해 행위 방지

본회의 통과 기대감↑…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통한 ‘증시 저평가’ 해소에 주목

지주회사 ‘주주간 이해상충’ 문제 해소 전망…‘안정적 경영 기반 마련’ 가치주에 긍정적

박범계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상법개정안이 국회 첫 문턱을 넘으면서 상법개정안 처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모멘텀이 되살아 나면서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이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 상정, 의결을 모두 거칠 경우 주주 보호를 위한 환경이 국내 자본시장에 형성된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4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소위를 통과한 상법개정안에는 이사의 충실 의무 범위가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 보호 ▲주주가치 향상 ▲국내 상장사의 신뢰도 제고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그동안 국내 자본시장에서 주주간 이해상충 문제가 고질적인 문제였던 만큼 이번 상법개정안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여권과 재계는 경영권 위축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상법개정안을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상법개정안이 통과돼 주주가 이사 충실의 의무 대상에 포함될 경우 기업들이 배당·자사주 매입 등과 같은 주주환원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간담회. ⓒ금융위원회

이번 상법개정안이 상장폐지 제도 개선, 공매도 재개 등과 함께 증시 중요 변수로 떠오르는 가운데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확대를 유도해 밸류업 정책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법개정안 의결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지속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국내 증시에 밸류업 모멘텀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정책 공백이 지속됨에 따라 밸류업 모멘텀이 둔화됐다”며 “상법개정안 등을 통한 주주 친화적 경영 유도는 주식시장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밸류업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상법개정안의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는 지주회사에 유독 이목이 집중된다.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가 저평가 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주주간 이해상충’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지주회사의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와 이해상충은 기업집단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 시 기업집단 내 동일인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소속회사 수가 증가함에 따라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였다.

상법개정안이 시행되면 주주간 이해상충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한층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균형 잡힌 제도 설계 및 구축으로 문제가 축소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전체 주주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상법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 결과와 지주회사의 주주간 이해상충, 순자산가치 디스카운트 축소 여부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다만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 성장부보다 가치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주주들의 배당 요구가 커질 시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한 기업보다 초기 성장기에 접어든 기업이 받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나정환 연구원은 “안정기에 도달한 기업은 현금성 자산 보유 비율이 높아 지속적인 캐시플로우(현금흐름)를 유지할 수 있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이어갈 여력도 높기에 저밸류, 배당 종목뿐 아니라 퀄리티 종목까지 주목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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