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현장] VR 헤드셋 저리가라…존재감 커진 스마트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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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앞다퉈 전시

CES 2025 관람객들이 중국 AR 기업 엑스리얼의 AR 글래스를 체험하고 있다. 안경이 고정대에 끼워져 있어 무게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무거운 가상현실 헤드셋을 넘어 이제는 가벼운 스마트 안경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경쟁에 질세라 부지런히 기술력을 쌓아온 IT(정보기술) 기업들은 ‘CES 2025’에 관련 제품을 들고 나와 시장 반응을 살피는 모습이었다.

지난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가장 진일보한 스마트 안경 기술력을 보여준 곳은 중국 대표 가전업체 TCL이다. TCL은 AR(증강현실) 안경 ‘레이네오 X3 프로’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센트럴홀에 전시했다.

렌즈에 풀 컬러 마이크로 LED 화면이 내장돼 안경을 쓰면 앱과 알림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핸드 트래킹 기능을 지원해 손으로 화면 조정도 가능하다. 무게는 메타의 AI 안경 ‘레이밴(50g 내외)’보다 가벼운 39g이다.

같은 센트럴홀에 부스를 차린 중국 AR 기업 엑스리얼(XREAL)도 AR 안경을 선보였다. 자체 개발한 공간컴퓨팅 기술이 적용돼 영화 등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눈앞을 꽉 채우는 큰 화면이 생생한 몰입감을 줬다. 다만 고정대에 고정된 안경을 전시해 무게를 체감하긴 어려웠다. 직원 말에 따르면 80g대로 꽤 무거운 편이다. 가벼운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것이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끄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AR 글라스 여러 부품 중 디스플레이는 무게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로키드(Rokid) AR 안경을 체험 중인

엑스리얼 맞은 편에 있는 로키드(Rokid)도 AR 안경을 전면에 내세웠다. 엑스리얼 안경보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3분의 2정도 작고 무게는 49g으로 더 가벼웠으나 안경이 자꾸 흘러내려 손으로 계속 받쳐줘야 했다.

이 안경은 AR 외에도 AI 기능이 탑재돼 통·번역, 사진 찍기, 정보 탐색, 음악 감상 등이 가능하다. 디스플레이는 리모콘으로 조정해야 했다. 부스 관계자는 “배터리 지속시간은 최대 5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안경 평균(3~6시간) 수준이다.

스타트업 전시가 이뤄지는 베네치아 홀에서도 스마트 안경의 존재감은 빛났다. 특히 할리데이(halliday) 부스 앞은 CES 2025 혁신상을 받은 스마트 안경을 체험해보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할리데이 스마트 안경은 일반적인 제품과 다르다. 디스플레이를 렌즈로 사용하는 대신 안경 안쪽 프레임 윗면에 붙여 위를 올려다봐야 가상화면을 볼 수 있었다. 영상은 지원하지 않고 문자 등 텍스트만 표시된다. 무게는 스마트 안경 평균 수준인 48g이다.

스타트업 룩테크(Looktech)의 AI 안경. 안경 테두리에 카메라가 부착돼있다. 이를 통해 텍스트 번역, 이미지 캡처 등 기능을 지원한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스타트업 룩테크(Looktech)는 AI 안경을 전시했다. 이 안경은 AI 비서에게 음성으로 텍스트 번역 및 요약 등 간단한 요청을 할 수 있다. 안경테 앞부분에 탑재된 카메라로 구현 가능한 기술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텍스트 파일은 AI 비서를 통해 다른 기기로 전송할 수도 있다.

룩테크가 가장 강조하는 점은 배터리 수명이다. 40시간으로 하루 종일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관계자는 “스마트 안경의 평균 배터리 수명을 고려하면 우리의 배터리는 꽤 앞선 것”이라고 말했다. 무게도 37g으로 흘러내림 없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었다.

비록 이번 CES에서 전시하진 않았지만 삼성전자도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다. AR 안경인지 혹은 AR과 VR(가상현실)을 모두 즐길 수 있는 XR(혼합현실) 안경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머저 XR 헤드셋을 연내 출시한 다음 스마트 안경을 선보일 전망이다.

스마트 안경 선두주자 메타는 소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레이밴을 이르면 올해 하반기 출시한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전작들은 디스플레이 없이 음성 명령과 제스처만을 통해 음악 재생 등 작업을 수행한다. 내년 선보이는 레이밴은 알림이나 문자 메시지 등의 시각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CES 2025 혁신상을 받은 할리데이(halliday)의 스마트 안경을 체험해보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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