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공동 연구팀, 이차전지 소재 활용 흑연입자 정밀 측정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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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연입자 측면 형상 제어로 배터리 충전 성능 및 대량생산 수율 향상

나노 및 소재 분야 저널 ‘스몰(Small)’ 표지 삽화 선정

리튬 이온 배터리 연구에서 흑연의 정량적 형상 측정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모식도. 연구팀은 미세유체공학을 활용한 흑연의 크기와 형상의 정량적 분석을 통해 슬러리의 유변학적 물성(slurry rheology) 측정을 통한 흑연 형상이 활물질의 침강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전기화학적 시험을 통한 흑연 형상에 따른 흑연 반쪽 전지의 성능 평가를 진행해 흑연 활물질 입자 형상과 배터리 성능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아주대 제공

아주대 공동 연구진이 미세유체 채널을 활용해 이차전지 소재로 활용되는 비 구형 흑연 입자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면 복잡한 화학 처리를 거치지 않고 흑연 입자의 형상 제어만으로도 배터리의 수율 및 성능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아주대학교는 김주민 교수(화학공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와 황종국 교수(화학공학과) 연구팀이 십자 형태의 미세유체 채널을 활용해 비 구형 흑연 활물질의 형상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배터리 대량 생산 공정에 활용되는 전극 슬러리의 안정성을 높이면서, 배터리의 충·방전 특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음극 형상 조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은 ‘점탄성 입자 집속법 기반 미세유체 채널을 활용한 리튬 이온 배터리용 비 구형 흑연 입자의 형상 분석(Microfluidic Shape Analysis of Non-spherical Graphite for Li-Ion Batteries via Viscoelastic Particle Focusing)’이라는 제목으로 나노 및 재료 과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스몰(Small)’의 11월호 표지 삽화로 게재됐다. 연구는 아주대 연구팀이 주도했고, 서울대와 한경대·미국 조지아공과대학(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연구팀이 함께 참여했다. 아주대 김주민·황종국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아주대 박지인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함께 했다.

최근 전기 자동차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에너지 저장 매체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확대하고 충전 시간을 줄이기 위해,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크게 음극, 양극, 분리막과 전해질로 구성된다. 충전 시 리튬 이온과 전자는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해 에너지를 저장하며, 방전 시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며 에너지를 방출한다. 양극과 음극 제조에 사용되는 활물질의 용량과 특성이 특히 배터리 성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그중 음극의 활물질로는 흑연(Graphite)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흑연은 단가가 저렴하다는 경제적 이점 외에, 리튬 이온의 삽입·탈리(de-/lithiation) 전압이 낮아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며, 상대적으로 이론적 용량(372mAh/g)이 높아 많은 양의 리튬 이온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천연 흑연과 인조 흑연을 혼합하거나, 흑연의 입자 크기와 형상을 최적화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경제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흑연 입자의 형상, 특히 흑연 측면(edge plane)의 크기(size)와 형태(shape)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분석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배터리가 충전될 때 리튬 이온이 흑연의 측면을 통해 그래핀 층 사이로 들어가게 되므로(stagging effect), 흑연 입자 측면의 형태가 배터리의 충·방전 성능에 크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서다.

하지만 기존의 입자 분석 기법으로는 흑연 개개의 입자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주사전자현미경(SEM)과 같이 평평한 시편 위에 샘플을 올려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공같이 둥그런 형태가 아닌 비 구형(非 球形) 입자의 측면을 관찰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로 인해 비 구형 입자 측정을 위한 새로운 기법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아주대 공동 연구팀은 바이오 및 제약 분야에서 주로 사용돼온 ‘미세유체소자 기술’을 비 구형 입자의 형상 분석에 적용했다. 연구팀은 실험의 개념 입증을 위해 활물질로 구상화된 천연 흑연(spherical natural graphite)과 대조군으로 평판 형상의 볼밀 흑연(ball-milled graphite)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점탄성 고분자 수용액을 사용, 점탄성 입자 집속법을 통한 입자 개개의 분석을 실현했다. 또한 십자 형태의 채널을 사용해 채널 내부에서 발현되는 평판 신장 유동장과 압축 유체 흐름을 이용해 흑연 입자의 측면으로의 회전과 정렬을 유도, 비 구형 입자의 측면을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흑연 입자의 크기와 형상의 정량적 차이가 배터리 음극 슬러리의 유변학적 물성에도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판상형에 가까운 흑연 활물질일수록 음극 슬러리에서 강한 항복 응력(yield stress)을 보여 슬러리의 분산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전극 제작을 위해 액상 용매에 고체상의 활물질과 도전재, 바인더를 분산시킨 혼합물인 흑연 음극 슬러리(slurry)의 유변학적 물성이 흑연의 크기와 형상에 따라 변화하는데, 슬러리의 유변 물성 조절을 통해 전극 가공을 최적화해 전극 코팅 공정에서 발생하는 결함을 줄일 수 있다. 전극 코팅 공정은 배터리의 수율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공정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흑연의 측면 형상 분석을 활용하면 배터리의 충·방전 성능 향상과 대량 생산이라는 두 가지 장점을 함께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또한 슬롯-다이 코터(slot-die coater)를 활용한 음극 코팅 과정에서 흑연의 형상에 따라 전극의 미세구조 형성에도 차이가 발생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미세구조의 차이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충·방전 성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흑연 음극 반쪽 전지의 전기화학적 성능 평가를 통해 밝혔다.

김주민 아주대 교수는 “기존 바이오 및 제약 분야에 주로 사용되던 미세유체 소자 기술을 리튬 이차 배터리 연구에 적용, 흑연 입자의 측면 형상을 성공적으로 측정했다는 것이 중요한 의미”라며 “더불어 흑연의 전기·화학적 성능 연구와 비교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흑연의 형상 측면이 배터리의 생산 공정과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튬 이온 전지에 사용되는 흑연 활물질의 품질 관리를 통해 배터리 대량 생산 과정에서의 결함 발생 빈도를 줄이고, 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궁극적으로는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본연구, 우수신진연구 사업 및 선도연구센터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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