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아이언메이스 ‘다크앤다커’ 소송전, 끝까지 첨예…내년 2월 선고

게임 ‘다크앤다커’를 둔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소송이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양측이 상반된 진술을 늘어놓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 재판부는 17일 오후 넥슨코리아(넥슨)가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및 영업비밀 도용에 대한 민사 재판을 진행했다.

앞서 넥슨은 최 모씨 등 과거 신규 개발본부 소속 개발진이 미공개 프로젝트인 ‘P3’를 무단 유출해 다크앤다커를 만들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형사 소송 및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아이언메이스는 다크앤다커가 순수 창작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 4차 변론에서는 처음으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양측의 신청에 따라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에 재직 중인 개발자가 한 명씩 자리했다.

넥슨에서는 최 씨와 같은 팀에서 P3를 개발하던 김 씨가 증인으로 소환됐다. 김 씨는 P3의 전신이었던 LF프로젝트 시절부터 최 씨와 개발을 함께했다.

김 씨에 따르면 LF프로젝트는 사내 테스트 과정에서 시장성이 부족해 개발이 중단됐으며, 이를 김대훤 전 부사장이 PvP(이용자 간 전투) 요소가 포함된 멀티플레이어 게임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P3 프로젝트로 전환 후에도 게임 개발은 진척되지 않았고, 그는 개인적으로 만들던 ‘정크 히어로’를 활용해 약 1달 만에 P3의 원시 버전 맵을 제작했다.

해당 맵에는 던전, 횟불, 보물상자, 탈출, 던전 맵 변형 등의 요소와 PvP, 멀티플레이 등이 전부 포함돼 있었다. 이후 감마 버전 맵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탈출 포털과 로프 등을 제작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최 씨가 팀원들에게 외부로부터 투자받을 예정이라며 같이 나갈 것을 권유하고, 이 과정에서 최 씨가 P3 소스 코드 등을 외부 개인 서버에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며 개발이 전면 중단됐다고 언급했다.

김 씨는 “최 씨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를 나가서 만들자고 했고 그 과정에서 보안이 유지돼야 하는 파일을 외부로 빼돌린 사실이 적발돼 징계해고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회사가 신규 디렉터를 선임해서 이 프로젝트를 동일하게 이끌지 변형할지 물어봤는데 그가 프로젝트를 총기 게임으로 전환하겠다고 해서 방향성이 변경됐고 그러다가 프로젝트는 중단됐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언메이스 측 증인 오 씨는 P3가 처음부터 탈출 요소가 없는 배틀로얄 게임으로 개발됐으며, 최 씨의 이탈이 아닌 경영진들의 결정으로 해당 프로젝트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오 씨의 진술에 따르면 최 씨에 대한 넥슨 감사팀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후부터 P3 개발은 실질적으로 전면 중단된 상태였다. 이후 신임 디렉터로 부임한 곽 씨가 자신의 강점을 살려 P3를 총기류 게임으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오 씨는 “서든어택 디렉터였던 곽 씨가 새 디렉터로 부임 후 게임을 뜯어보고 P3를 총기가 등장하는 멕시코 카르텔 배경의 게임 ‘P7’로 바꾸려고 했다”며 “개인 면담 때도 총기 사운드를 개발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고 했다.

또, 프로젝트가 내부 허들을 넘길 때 이용자 테스트 등 객관적인 지표와 결정권자의 의사 중 어느 것이 핵심인 지를 묻는 질문에 “결정권자의 판단 하에 이뤄진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P3는 개발 초기부터 탈출 요소가 없었으며, 지금의 다크앤다커와 상당 부분 달랐다고 주장했다. 초기 기획은 익스트랙션이었으나 서버 프로그래머가 없어 시도조차 못했다는 것이 그의 진술이다.

넥슨 측은 “자사는 본 사건이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콘텐츠 업계의 생태계와 건전한 경쟁 문화를 훼손한 중대한 사안으로 본다”며 “P3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 행위, 저작권 침해 행위, 성과물 도용 행위 등이 제대로 소명돼 다시는 이러한 부정행위가 반복되지 않고 공정한 경쟁 환경이 보장될 수 있도록 그에 부합하는 판결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다크 앤 다커’는 아이언메이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창작물”이라며 “아이언메이스는 재판 과정에서 소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창작의 자유와 청년 창업의 기회를 침해하며 공정한 경쟁 질서를 위협하는 대기업의 부당한 행태에 굴하지 않고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고 선고기일을 내년 2월 13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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