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선고’ 두고 급박해진 이재명, 중도 원로 찾으며 ‘시선 전환’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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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보수 책사’ 윤여준 전 장관 만나고

“경제 혈관 소상공인 지원 절실” 메시지

“대권 위해 중도 외연 확장과 정치 복원,

사법리스크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해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오찬 회동에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표와 ‘중도·보수계 인사’와의 접촉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11~12일 이상돈 전 의원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남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민생·실용 노선 대권플랜 중 하나인 ‘먹사니즘'(먹고사는+이즘)과 함께, 사법리스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쏠림에 따라 이를 향한 시선을 전환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이는 국정 전반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이 대표 측에서 제안해 성사된 자리로, 이 대표는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 전 장관을 만나 “여러 가지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한번 말씀을 듣고 싶었다”며 현안에 대한 고견을 청취했다.

윤여준 전 장관은 1939년생으로,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공직에 몸담은 뒤 주일공보관, 국회의장 공보비서관, 대통령 정무비서관, 정무차관, 안기부장 제3특보, 청와대 공보수석, 환경부 장관 등을 거쳤다.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이던 때에는 이회창 총재의 참모로 오랫동안 활약했다. 파평 윤씨 장령공파 36세손으로 35세손인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문중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가가 워낙 불안정해지니까 국민의 삶에도 악영향이 너무 크고 정국이나 국정운영이 안정되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며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상황 진단에 방점을 찍었다. 윤 전 장관은 “더군다나 민주당이 원내 다수당인데, 다수당을 이끄는 대표는 책임이 무거운 것”이라고 답했다.

여야 관계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윤 전 장관은 “야당으로서 할 역할이란 게 제한적이고, 대통령이나 여당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그런데 같이 힘을 합쳐 뭘 해보자는 모습은 별로 안 보이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윤 전 장관을 향해 “(여야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그런 길을 좀 열어주셔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장관을 만나기에 앞서 지난달 11~12일에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보수 원로’인 이상돈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를 만나 국정 현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었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에도 이 전 의원, 김 전 비대위원장, 윤 전 장관을 만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은 “합리적 보수라고 칭해지는 어른들을 연쇄적으로 만남으로써 중도층을 공략한 것”이라고 평가했었다.

이 대표는 30일 오후에도 ‘더불어민주당-소상공인·자영업자 민생경제 간담회’를 열고 중도층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 경제 문제, 민생 문제를 적극적으로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날 “우리 경제의 핏줄, 모세혈관이라고 하는 지역경제, 지방경제, 골목 경제, 서민경제는 소상공인이 주로 맡고 있는 영역인데 정말 심각해져 간다”며 “정부가 대책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일련의 움직임의 배경에 오는 11월 중순 벌어질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시선을 돌리기 위한 의도 또한 없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의 1심 선고 일정이 오는 11월 15일로 잡혔고, 위증교사 의혹 재판도 같은달 25일 선고 공판이 예정돼있어 그동안 잠복했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재판부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이 대표에게 불리한 1심 선고가 나온다면,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는 것은 물론 향후 대권 가도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최근 행보를 보면 중도층을 겨냥한 움직임을 강화하면서 접점을 넓히고 있다”며 “예전부터 접촉해왔던 중도·보수 인물도 좋지만, 보수 정부 때의 경제부총리 출신 등 참신한 인물로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짐짓 ‘자신감의 발로’라는 의견도 나왔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 대표의 움직임은 중도층 확장 행보보다 자신감의 발로라고 본다”며 “당 장악은 끝났고, 오는 11월 있는 사법리스크는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법리스크보다는 본선(대권플랜)에 관심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가 사람을 만날 때는 그 자체의 메시지와 자신의 메시지를 동시에 투영한다”며 “합리주의자인 윤 전 장관과 만남을 통해 중도 외연 확장과 정치 복원, 판결에 대한 자신감, 또 본선에서의 확장성이 맞물린 만남”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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