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정치 지각변동에 환율 1450원 가능성…증시 리스크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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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민당 총선 참패에 엔화 약세 강화

트럼프 당선시 달러 강세 가속화 전망

한은 통화정책 제한·외인 자금 이탈 우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27일 총선 후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AP=뉴시스

엔저와 강달러 여파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증시에 악재로 부상하고 있다. 향후 미국과 일본의 정치적 상황 등으로 인해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 중장기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전날인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28일) 대비 1.5원 오른 138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 종가 기준 1310.9원이었던 환율은 한 달 새 75원 이상 오르면서 종가 기준 연중 최고가(4월17일·1395.30원)에 근접하고 있다.

이같은 환율 상승은 미국과 일본의 정치 지형도 변화 조짐과 북한 도발 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달러 강세에 엔화·원화 약세가 동시에 전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원화는 달러 강세와 일본 엔화의 약세 되돌림,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한국 증시 부진 등이 겹쳐지며 9월 말 원·달러 1310원에서 2~3주 만에 1380원까지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1450원까지 단기 급등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본 총선 결과 엔화 약세 심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당선 시 달러 강세에 무게추가 더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 취임 한 달 만에 치뤄진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며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와 일본은행의 긴축기조 전환 속도 둔화 여지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7일 일본 전역에서 실시된 465석의 중의원을 뽑는 총선거 개표결과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215석을 얻으며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자민당이 과반 의석(233석) 확보에 실패한 건 지난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실제로 총선 이후 엔화 약세가 관측되고 있다. 선거 다음날인 지난 28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 당 153.29엔으로 마감했다. 이는 약 3개월 만에 달러 당 153엔을 돌파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지난 25일(현지시간) 텍사스 오스틴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내달 5일(현지시간) 예정인 미 대선을 앞두고 자본시장이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재집권 시 수혜 예상 자산에 투자 자금이 몰리는 현상)’를 반영 중인 가운데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현실화될 경우 달러 강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재선 시 감세 등으로 인한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재점화와 재정확대 정책에 따른 국채 발행량 증가로 미 국채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

이에 한국은행도 미·일 정치적 상황에 따른 환율 변동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 대선이 끝나고 달러 강세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언제까지 지속될지 판단해 보겠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환율 상승이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제동과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겨 증시 하방 압력에 무게가 실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이 지속될 경우 증시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도 제기했다.

문홍철 iM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환율의 1400원 재돌파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유가와 미 대선 결과”라며 “유가 급등 혹은 트럼프 리스크 현실화 등으로 1450원 수준을 돌파하는 환율 흐름이 현실화될 경우에는 주식시장과 경기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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