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VX 사모펀드 매각 위해 희망퇴직 압박…고용불안 해소하라”

292

9일 카카오VX 사모펀드 매각 반대 피켓팅

“철수사업 직원 대상 희망퇴직 실시…100명 규모

대기발령·급여삭감 진행하겠다며 희망퇴직 압박

회사 힘든 상황 아냐…매각 위해 직원들 낭떠러지 내몰아”

카카오 노조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뮤렉스 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카카오VX 사모펀드 매각 반대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VX가 회사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기 위해 무리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매각 추진을 중단해 고용불안을 해소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뮤렉스 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카카오VX 사모펀드 매각 반대 피켓팅을 진행했다. 카카오VX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스크린 골프, 골프장 예약 등을 핵심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카카오VX는 코로나 시기 매출이 확장되고 기업가치가 많이 높아졌으나 코로나 이후 골프 산업 자체가 하향화하면서 약간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작년 일부 구조조정을 진행한다고 해 약 1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년이 지난 지금은 희망퇴직 정도가 아니라 일부 사업 부서를 아예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며 “해당 부서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뿐 아니라 희망퇴직 신청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대기발령과 급여삭감을 진행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했다. 서 지회장에 따르면 사측은 구조조정 대상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9월까지 신청하지 않을 경우 자택 대기발령을 내리고 급여를 70%만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적힌 안내문을 전달했다. 구조조정 대상 직원 수는 사측이 정리하겠다고 밝힌 골프용품과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부서에서 근무 중인 약 100명이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VX는 지금 당장 정해진 인원 수만큼 희망퇴직을 진행하지 못하면 회사를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 아니다. 어느 정도 자산도 있고 이익유보금도 있다”며 “그럼에도 9월 안에 인원을 줄이지 않으면 안 될 것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직원들을 고용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직원들은 사측이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것이 카카오VX 매수를 추진 중인 사모펀드 ‘뮤렉스 파트너스’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서 지회장은 “사측과 뮤렉스간 시기적 교감이 없었다면 이렇게 급작스럽게 강압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에 요즘 많은 문제들이 있는데 그 근원적 원인 중 하나가 여러 카카오 계열사들의 2대, 3대 주주가 사모펀드인 점”이라며 “이 경우 기업이 단일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사모펀드를 매각하려는 것은 작금의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지름길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사측이 9월 말 매각을 목표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서 지회장은 “보통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하면 적어도 한 달 이상의 신청 기간과 심사 기간을 둔다”며 “하지만 이번엔 3주 밖에 안 되는 기간 내 모든 퇴직 절차를 마무리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 측은 희망퇴직 압박 중단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서 지회장은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기발령과 급여삭감 발표한 것을 철회하고 노사가 다시 논의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으나 회사는 지금까지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체협약 진행 중인데 진행 속도가 매우 더디다”며 “(단체협약이) 매각과 관계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매각이 예정돼있었기 때문에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으려는 움직임 아니었나 싶다”고 추측했다.

카카오 노조는 사측이 단체협약으로 제출된 노조의 쇄신 요구사항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29일 사측에 교섭 결렬 공문을 발송, 오는 13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측과 1차 조정회의를 앞두고 있다. 몇 차례 회의 후 조정 중지 결정이 나와 단체행동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면 단체 행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시점은 9월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