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게임·카카오 창업, M&A로 대박…’SM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2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은 이른바 ‘흙수저’ 출신의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86학번인 그는 1998년 삼성SDS를 나와 한게임을 창업했으며 2000년에는 삼성SDS 동기였던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네이버와 한게임을 합병해 NHN 공동대표가 됐다. 하지만 그는 2007년 NHN에서 갑자기 퇴사한 뒤 다시 새로운 모험에 나서 2008년엔 벤처기업 아이위랩을 인수한 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했다. 국내 양대 빅테크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세우고 성장시킨 주역인 셈이다.
카카오 그룹의 성장 속도는 그야말로 눈부셨다. 2014년 다음 인수를 시작으로 거침없이 계열사를 늘렸다. 2018년 65개였던 계열사는 올해 기준 124개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자산 기준 재계 순위는 30위권 밖에서 15위로 껑충 뛰었다. 2021년 당시엔 재산이 약 15조원으로 한때 국내 최고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성장 속도만큼 후유증도 컸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상장 후 스톡옵션을 매각해 거액의 차익을 챙긴 이른바 ‘먹튀 논란’,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사건 등 잇단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다. 여기에 플랫폼 시장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미용실, 보험, 골프연습장 등 사업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개인적 수난도 이어졌다. 2016년 대기업집단 지정 과정에서 계열사 5곳의 신고를 누락한 혐의로 기소돼 5년간 재판을 받았다. 국회는 그를 국정감사장에 불러 따지고 야단쳤다. 결국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카카오의 위기 극복을 위한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조직 쇄신에 직접 나섰지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와 관련한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되면서 빛이 바랬다.
한편 김 위원장의 공백에 따라 카카오는 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CA협의체를 중심으로 계열사마다 각자 사업을 전개할 전망이다. 다만 경영쇄신 작업이 동력을 잃는 것은 물론 비주력 계열사 매각 등 사업 재편,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추진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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