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中을 뛰어넘어라”…’인터배터리 유럽’에서 찾은 ESS 시장 공략 과제

402

“글로벌 시장서 ESS 중국 LFP 제품을 기본으로 인식해”

韓기업, 中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 제고와 화재 인식 개선 필요

20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서 관람객들이 국제 배터리 기업들의 전시부스들을 둘러보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실제로 당사가 사용하기 때문에 (삼성SDI의)제품 자체의 완성도나 안정성은 매우 높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해외 고객사들은 아직 화재에 대한 안전성이 불안을 갖고 있어 이 부분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입니다.”

20일(현지시간)‘인터배터리 유럽 2024’의 삼성SDI 전시부스를 방문한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SDI가 글로벌 ESS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과제를 이같이 진단했다.

인터배터리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로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2회째 개최됐다. 인터배터리 유럽은 유럽 최대 에너지 전시회 ‘더 스마터 E 유럽’ 내 개최되는 전시회 중 하나다.

이 관계자는 “국내외로 (삼성SDI의 제품을) 굉장히 많이 썼는데 화재가 있던 현장도 물론 있었다”면서도 “화재는 초창기의 일이고 현재는 기술적으로 개선이 돼서 예전보다 훨씬 더 안정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은 삼성SDI의 배터리를 구매해 ESS 제품화해 판매하는 삼성SDI의 ESS 관련 시스템 공급업체다.

삼성SDI 전시 부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이어 “아직은 해외 고객들한테는 그만큼 (화재 안전성에 대한) 인식이 되지 않았다”며 “(삼성SDI가)글로벌 시장에서는 ESS 제품은 중국 업체들의 리튬인산철(LFP) 제품을 기본으로 인식돼 있어서 그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제일 고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국내 배터리 기업의 기술력은 높지만,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직 국내 NCM 배터리 화재에 대한 불안감 해소가 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비단 삼성SDI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을 방문한 일본 배터리 기업 GS YUASA 관계자도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의 기술력은 놀랍다”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 중국 LFP의 안전성을 더 인정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중국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도 뛰어넘어야 할 과제로 꼽혔다.

LG에너지솔루션 전시 부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불과 4년 전만 해도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글로벌 ESS 시장 1위였다. 하지만 연이은 화재 사건으로 산업은 거의 정체 상태였다. 국내 ESS 설치 규모는 2017년 이후 급격하게 성장했었으나 신규 설치량 감소, 지원제도 일몰 등 영향으로 2020년부터 하락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국내 ESS 신규 설치량은 2017년 1046메가와트시(MWh)에서 2018년 3836MWh까지 확대됐다가 2022년 252MWh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기업은 막대한 정부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추월했다. 실제로 전시회 관계자는 이번 더 스마터 E의 참가기업 중 60~70%를 중국 기업으로 추산했다. 중국 화웨이는 더 스마터의 또 다른 전시회인 글로벌 ESS 전시회 ‘EES’의 한 홀의 절반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기차 시장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기)에 배터리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다시 ESS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ESS에 대한 관심도도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올해로 2회를 맞는 인터배터리 유럽에는 2년 연속 참가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을 비롯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에코프로 등 기업들의 참가로 전년 대비 10%가량 늘어났다.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을 중점적으로 전시 부스를 꾸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택용부터 전력망용, 무정전전원장치(UPS)까지 다양한 ESS 제품 포트폴리오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리튬인산철(LFP) 셀을 적용한 첫 주택용 ESS 제품 ‘엔블록(enblock) E’, LFP 롱셀 기반 전력망 ESS 신제품 ‘뉴 모듈라이즈드 솔루션(New Modularized Solutions)’ 등 제품들을 전시한다.

삼성SDI는 지난해 뮌헨에서 공개한 SBB(삼성 배터리 박스)를 업그레이드한 ‘SBB 1.5’를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은 용량과 안전성을 기존보다 높였다. 또한 20226년부터 전력용 ESS 제품에 들어갈 배터리 라인업에 LFP 배터리를 추가해 높은 에너지밀도의 NCA 배터리와 함께 ‘투트랙’전략으로 ESS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