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성장·수익성 개선됐지만…中企 ‘불황의 늪’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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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뉴시스

올 1분기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반도체를 포함한 일부 업종과 대기업 중심의 회복으로,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장기화하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외부감사 기업의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1.2%로 전분기(-1.3%) 대비 플러스 전환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제조업은 0.9%에서 3.3%로 상승했다. 기계·전기전자업(3.5%→13.8%)의 매출 호조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확대와 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반도체 수출액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제조업은 -4.0%에서 -1.6%로 감소 폭이 축소됐다. 운수업(-7.3%→5.9%)과 전기가스업(-17.2%→-12.7%) 등에서 감소 폭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1.3%→3.0%)은 플러스 전환했지만, 중소기업(-1.5%→-6.9%)은 감소 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지난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4%로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이 2.5%에서 5.4%로 올랐다. 기계·전기전자업(-3.1%→5.3%)과 자동차·운송장비업(3.3%→6.0%)의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비제조업도 3.2%에서 5.3%로 전기가스업(-7.2%→7.2%)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로 대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2.4%→5.7%)은 상승했지만, 중소기업(4.7%→3.8%)은 하락했다.

주요 수익성 지표 그래프.ⓒ한국은행

기업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이자보상비율도 214.6%에서 377.1%로 상승했다. 다만 지난 2015년 평균(505.4%)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92.1%로 전분기(89.2%) 대비 2.9%p 상승했다. 제조업(67.5%→70.3%)과 비제조업(130.1%→133.6%), 대기업(85.2%→87.7%)과 중소기업(108.9%→114.3%) 모두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5.7%로 전분기(25.4%) 대비 0.3%p 소폭 상승했다. 제조업(20.4%→20.5%)과 비제조업(32.2%→32.8%), 대기업(23.8%→24.2%)과 중소기업(32.0%→32.1%) 모두 올랐다.

해당 조사는 한은이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 법인기업(외감기업) 2만2962개(지난 2022년 말 기준)를 대상으로 했다. 표본조사에 따른 외감기업 모집단 추계 결과다.

강영관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개선됐다”면서도 “반도체 등 기계·전기전자업과 운수업 등 일부 업종 및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졌고, 중소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업황이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개선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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