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뼈를 깎는 체질개선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적자폭을 크게 줄인 게임사부터 계속돼 온 적자구조를 흑자로 돌려놓은 곳도 여럿 나왔다.
이들은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를 줄이고 기존 사업도 과감하게 정리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주요 작품의 선전 또한 수익성을 끌어올린 공신이다.
넷마블·컴투스·데브시스터즈 등 흑자전환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오랜 적자에서 탈출했다. 먼저 신작 부재로 적자 가능성이 점쳐졌던 넷마블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5854억원으로 2.9% 줄었지만, 영업비용을 7.8% 줄인 결과다.
컴투스도 사정이 비슷하다. 1분기 연결 매출은 1578억원으로 1년 새 13.7% 축소됐으나 영업이익을 12억원 흑자로 돌렸다. 지난 3월 신작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출시에도 불구하고 비용 효율화 기조 속에 별도 마케팅비는 전년동기보다 50% 감소했다. 컴투버스 등 자회사를 포함한 회사 전반의 비용절감으로 영업비용도 20.2% 줄였다.
기존 게임들의 꾸준한 인기로 부진을 타개한 게임사도 여럿이다. 데브시스터즈는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앞서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쿠키런: 킹덤’의 흥행이 큰 역할을 했다. 이 게임의 1분기 평균 활성이용자 수와 신규 이용자 수는 직전 분기 대비 각각 40%, 225% 급증했다.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중국 제외)는 6500만명을 돌파했다.
넵튠은 지난해 1분기 15억원 영업적자를 냈지만 올해에는 7억원 흑자(연결)를 올렸다. ‘무한의계단’, ‘우르르용병단’, ‘고양이스낵바’ 등 기존작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었고, ‘고양이스낵바’의 후속작 ‘고양이나무꾼’이 지난 3월 신작으로 추가되면서 실적에 보탬이 됐다.
위메이드는 지난 3월 세계 170개국에 출시한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의 약진에 적자폭을 줄였다. 1분기 연결 매출이 1년 만에 71.8% 급증해 161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도 376억원으로 19.6% 감소했다.
경영 효율화 지속…신작 승부수
국내 게임업계는 주로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적자 탈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도기욱 넷마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정비용에 유의미한 증가 없이 지속 유지되게 관리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이 기조가 유지될 것이고 매출액이 증가하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로 관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박관호 회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한 위메이드의 경우 올해 경영 화두로 비용 효율화를 제시했다. 김상원 위메이드 IR실 전무이사는 “비용 최적화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외주 개발비 축소와 내부 인력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해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하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사들은 신작 출시를 본격화하며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도 나선다.
당장 2분기에만 굵직한 신작 3종을 몰아넣는 넷마블은 이달 8일 출시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론칭 당시 일일 이용자 수(DAU) 500만, 매출 14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오는 29일 출시하는 ‘레이븐2’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일곱개의 대죄 키우기’, ‘킹아서: 레전드 라이즈’, ‘RF 온라인 넥스트’, ‘데미스 리본’ 등 4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컴투스는 스타시드의 하반기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 중이고, 요리 게임 ‘BTS 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 생존형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 등 라인업을 확대한다.
이외에도 주요 게임사 다수가 하반기부터 신작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경쟁이 가속할 전망이다. 신작에 대한 마케팅 비용을 적절하게 통제하는 동시에 주력 게임 출시일정이 최대한 겹치지 않게 조율하는 것에도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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