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지원금 시행 첫 주말…번호이동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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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전환시 최대 50만원…단통법 시행령 개정

실상은 3~13만원…“이전과 큰 차이 없다” 반응 다수

대리점, 이통사 전환지원금 상향 가능성 “아직은 낮아”

여의도역 인근 KT 대리점. ⓒ데일리안DB 여의도역 인근 KT 대리점. ⓒ데일리안DB

“전환지원금이 생각보다 적어서 번호이동(이통사 전환)을 미루는 고객들이 많았어요.”

이동통신 3사가 전환지원금을 처음 공시한 후 이틀이 지난 18일 오전, 동작구에 위치한 한 KT 대리점의 점주는 “지난 주말에 방문객이 많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평소와 같았다”고 답했다. 그는 “최대 50만원까지 전환지원금을 준다는 기사들을 보고 문의 전화는 많이 왔다”며 “정확한 액수를 알려드리니까 고민해보겠다며 (번호이동) 결정을 미루는 분들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전환지원금은 소비자들이 번호이동(이통사 전환) 시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 외 별도로 받을 수 있는 신규 지원금이다. 최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마련됐다. 이는 해당 법 폐지 이전이라도 사업자 간 마케팅 경쟁을 활성화해 소비자들의 단말기 구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취지다.

지난 13일 단통법 시행령 개정안 하위 법령인 고시 의결에 따라 이통사들은 고객에게 최대 50만원까지 전환지원금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고시 의결 사흘 후 이통사들은 전환지원금 액수를 3~13만원으로 책정, 공시하며 지급을 본격 시작했다.

기대 이하의 액수에 소비자들은 혜택을 크게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KT는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4’를 전환지원금 대상 단말기에 포함한 데다, 최대 13만원까지 가장 많은 지원금을 지급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미적지근하다는 설명이다.

KT 다음으로 전환지원금 수준이 높은 SK텔레콤도 사정은 비슷했다. 서울에 위치한 한 SK텔레콤 대리점 점주는 지난 주말 번호이동 실적을 확인하더니 “평소랑 비슷했다”며 “소비자들이 전환지원금 지급 이전이랑 지원금 차이를 크게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리점들은 장기고객의 불만, 이통사들간 눈치 싸움 등으로 이통사들이 당장은 전환지원금 액수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한 SK텔레콤 직원은 “SK텔레콤의 경우 장기고객과 신규고객 간 혜택 균형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장기고객을 생각하면 전환지원금을 더 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KT 대리점 직원은 “통신사들끼리 어느 정도 합의해서 가격을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누군가 먼저 가격을 확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에 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전환지원금이 올라갈 수도 있다”며 “신형 스마트폰이 나오면 가격이 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통사들은 아직까지 전환지원금 상향 계획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한 이동통신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고객 편익 확대 차원에서 전환지원금을 지급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요금 혁신을 통해 고객이 만족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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