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4+결산②] “AI폰은 무리였나”…삼성에 맥못춘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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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능 꽁꽁 숨긴 중국 제조사

일부 제조사들은 부스 참가 無

실물 첫 공개 ‘갤럭시 링’ 이목 쏠려

SKT·LGU+, 삼성에 협업 러브콜

MWC 2024 삼성전자 전시부스 전경.ⓒ삼성전자 MWC 2024 삼성전자 전시부스 전경.ⓒ삼성전자

인공지능(AI) 흐름은 통신업계뿐 아니라 스마트폰업계에도 이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첫 온디바이스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내놓자 중국 제조업체들도 AI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하고 이번 MWC에 해당 스마트폰을 나란히 전시했다. 다만 이들이 AI 기능을 시연하지 않거나 부스 참가 조차 하지 않으면서 삼성전자가 AI폰 시장에서 중국을 압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란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26~29일 나흘간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4’에서 갤럭시S24 시리즈를 전시하고 다양한 AI 기능들을 선보였다. 실시간 통화 통역과 문자 번역, 웹사이트 번역과 요약 등이 주요 AI 기능이다.

해당 기능들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가우스’와 구글의 ‘제미나이’ 등 여러 거대언어모델(LLM)을 합친 LLM인 ‘갤럭시AI’로 구현된다. 갤럭시AI는 갤럭시S24 시리즈 디바이스에 탑재돼있어 인터넷 연결 없이도 AI 기능 사용이 가능하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는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너 매직6 프로’를 전시했다. 매직6 프로는 아너가 작년 말 ‘매직 캡슐’, ‘매직 포털’ 등 AI 기능들이 탑재될 것이라고 밝힌 단말이다. 그러나 이번 MWC에서 해당 기능을 시연하지 않았다.

아너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매직6 프로'. 매직 캡슐 기능이 화면에 소개되고 있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아너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매직6 프로’. 매직 캡슐 기능이 화면에 소개되고 있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매직 캡슐은 시선 추격 기능으로, 화면 상단 가운데 ‘알약’ 모양의 알림용 인터페이스를 응시하고 있으면 단말이 시선을 인식하고 알림이 뜬 앱을 열어준다. 매직 포털은 메시지에서 이벤트나 주소와 같은 세부 정보가 나올 때 이를 지도 또는 캘린더 등 다른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해주는 기능이다. 아너는 작년 말 ‘스냅드래곤 서밋 2023’에서 매직6 프로를 통해 두 기능을 지원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

샤오미도 AI폰으로 알려진 ‘샤오미14 울트라’를 내놨으나 AI 기능을 공개하지 않았다. 샤오미는 샤오미14 울트라가 퓨전LM(FusionLM), 톤LM(ToneLM), 컬러LM(ColorLM), 포트레이트LM(PortraitLM) 등 네 가지 AI 모델을 구동해 카메라 화질을 미세조정할 수 있다고 홍보해왔는데 이번 MWC에서 AI 성능을 강조하지 않았다. 퀄컴 부스에서 시연된 AI 사진 편집 기능은 퀄컴 스냅드래곤8 젠(Gen)3으로 구동되는 만큼 같은 칩셋이 탑재된 갤럭시S24의 사진 편집 기능과 거의 흡사했다.

샤오미14 울트라 사진 편집 기능. 사진 속 주변 사람들을 지우고 있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샤오미14 울트라 사진 편집 기능. 사진 속 주변 사람들을 지우고 있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비보는 작년 말 자국에 이어 유럽 시장에 출시한 70억 매개변수 규모의 ‘블루LLM’ 기반 ‘X100 프로’를 전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X100 프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챗GPT 같은 ‘블루하트리틀V’, AI가 카메라를 통해 주위 환경과 움직임을 인식해 문장으로 설명해주는 시각장애인용 ‘비보 씨’에 관심이 모였다. 하지만 비보는 이번 MWC에 참가하지 않았다. 화웨이와 ZTE는 각각 큰 규모의 부스를 차렸으나 스마트폰을 앞세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삼성전자의 AI폰과 함께 ‘갤럭시 링’도 큰 화두였다. 갤럭시 링은 반지 안쪽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건강 데이트 측정이 가능한 반지형 웨어러블 기기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갤럭시S24 시리즈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링 개발 소식을 깜짝 공개했는데, 이번 MWC에서는 갤럭시 실물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해 많은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갤럭시 전시부스에 진열된 '갤럭시 링' 골드. ⓒ삼성전자 갤럭시 전시부스에 진열된 ‘갤럭시 링’ 골드. ⓒ삼성전자

갤럭시 링은 시계형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워치’보다 수면 트래킹 기능이 고도화 됐다. 또 갤럭시 워치에 없는 ‘마이 바이탈리티 스코어(My Vitality Score)’와 ‘부스터 카드(Booster Card)’ 등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됐다. 마이 바이탈리티 스코어는 수면 시간 동안 심박수, 호흡 등을 측정한 후 기상 후의 하루 활력도를 점수로 보여주고, 부스터 카드는 사용자가 건강 목표를 설정하면 이를 독려하는 기능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링을 만드는 이유는 개인의 건강상태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장시간 확보하기 위해서다. 갤럭시 링은 수면 중에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어 자신의 건강상태 데이터를 24시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국내 기업 수장들도 갤럭시 링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갤럭시 링에 전화 기능이 있는지, 산소포화도 센서가 달려있는지, 반지형으로 디자인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 질문을 쏟아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갤럭시 링을 보고 “지금 끼워보고 싶다”며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이들은 삼성전자와 협력 의사도 내비쳤다. 최 회장은 SK텔레콤이 주도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와 관련한 협업을 제안했고, 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 사업부장(사장)은 “잘 협력하겠다”고 호응했다. 황 대표는 삼성전자가 온디바이스AI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하며 자사 AI 서비스와 같이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협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에 노 사장은 “꼭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최태원 SK 회장과 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 사업부장이 26일(현지시간) MWC 2024 삼성전자 전시 부스에서 삼성전자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의 주요 AI 기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최태원 SK 회장과 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 사업부장이 26일(현지시간) MWC 2024 삼성전자 전시 부스에서 삼성전자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의 주요 AI 기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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