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 또 다른 ‘호갱’ 막을 수 있어야 [기자수첩-산업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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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시행 10년 만에 역사속으로

‘총선용 포퓰리즘’ 논란 자초한 정부

추진 방안·정책 효과 등 내놔야

서울시 내 한 통신사 매장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내 한 통신사 매장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단통법'(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를 폐지하기로 했다. 당초 업계에선 폐지보다 단통법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정부는 ‘존치’보다 ‘폐지’로 얻을 소비자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은 단통법 폐지안을 발표한 직후 참석한 행사에서 “앞으로도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 주는 정책들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업계는 단통법 폐지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이고 있다. 단통법으로 어려움을 겪던 이해관계자들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단통법 폐지가 단순 ‘총선용 포퓰리즘’이라는 시각이다.

단통법 폐지를 찬성하는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법안이 폐지될 경우, 시장 내 ‘건전한 경쟁’이 이뤄지고 이로 인한 ‘이용자 혜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대량의 보조금을 풀어 비싼 휴대폰 구매비를 대신 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특히 크다.

반면 단통법 폐지 신중론자들은 단통법 폐지로 인한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증가세의 둔화폭이 커지고 있어 실질적인 보조금 경쟁이 발생하기 어렵고, 현재 휴대폰 가격이 과거보다 약 2배 이상 비싸, 정부의 기대만큼 스마트폰 구매 가격 인하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단통법 이전의 ‘휴대폰 성지점’이 재등장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산업적으로 봐도 당장의 단통법 폐지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통신사들이 마케팅 비용(보조금)을 쏟다가 요금제, 품질, 서비스 인프라 등에 등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통신 서비스 품질보다 마케팅 경쟁을 더 중요하게 만드는 산업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단통법 폐지라는 주사위는 던져졌다. 21대 국회에서 될지, 4월 총선 후 22대 국회로 공이 넘어갈지, 구체적 시행 시기나 방법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언젠간 이뤄져야 한다. 다만 이를 입법화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는 방안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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