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투자 위해 감원 칼바람…국내 IT업계 우려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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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아마존 작년 이어 올해도 정리해고

AI 선두주자 MS 추격 위한 재원 마련

네이버·카카오도 비용 줄이고 AI 투자 늘려

글로벌 빅테크 수준의 구조조정 없을 전망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인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로고 사진. ⓒ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인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로고 사진. ⓒAP/뉴시스

글로벌 빅테크들의 대규모 감원 칼바람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은 비용을 줄이고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 위해 작년 2만 명에 가까운 인력을 해고한 데 이어 새해 벽두부터 각각 수백 명을 해고했다. 다만 이같은 흐름은 당장 국내 정보기술(IT)업계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지난주 각각 수백 명을 해고했다. 구글의 지난해 감원 규모는 1만2000명, 아마존은 1만8000명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적지 않은 직원을 줄인 두 회사는 새해 초부터 추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구글은 AI 음성 비서인 ‘구글 보이스 어시스턴트’ 부서와 스마트폰 ‘픽셀’, 스마트홈 가전 ‘네스트’, 웨어러블 기기 ‘핏빗’ 등을 담당하는 하드웨어 팀에서, 아마존은 프라임 비디오, MGM 스튜디오, 트위치 등 스트리밍 관련 사업 부문에서 수백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이는 지출을 줄여 AI에 더 많이 투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AI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일찌감치 선두를 달리고 있다. MS가 AI판 앱마켓인 ‘GPT스토어’를 출시한 첫날인 지난 10일(현지시간) 스토어에 등록된 GPT 기반 맞춤형 챗봇 개수만 300만개에 달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 나왔고, 이후 MS는 애플을 제치고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서기에 이르렀다. 구글과 아마존의 AI 투자 확대는 해당 시장 주도권을 뺏어오기 위한 목적이 짙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구글 대변인은 “회사의 가장 큰 우선순위와 향후 중요한 기회에 책임감 있게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와 MGM 스튜디오 부서를 총괄하는 책임자 마이크 홉킨스는 “우리 업계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지난해부터 고강도 긴축 경영에 나섰다. 단, 네이버는 구글·아마존과는 다른 방식이다. 네이버는 해외 출장과 각종 경비 지출을 줄이는 동시에 실적이 부진한 사업의 통·폐합을 진행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카카오는 지난해 주요 계열사 가운데 절반가량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이들 회사를 중심으로 인력을 줄였다.

AI 투자는 늘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네이버와 카카오 연구개발비는 각각 9650억원, 5447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네이버는 올해 매출이 역대 최대인 10조원을 돌파하면서 R&D 투자가 사상 처음 2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2012년부터 11년간 매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도 높은 비용 통제와 AI 투자 확대 등 국내 IT 기업의 경영 방향성은 글로벌 빅테크와 유사하나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준모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빅테크에는 AI로 대체 가능한 인력들이 많지만 한국은 미국보다 그 비중이 크지 않다”며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추세에 따라 국내 IT업계에서도 단기간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으나 미국만큼 눈에 보이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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