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새해 쇄신 속도내는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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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구 ‘준신위’, 계열사 준법경영 감시 지속

정신아 대표 내정자, 이번주 내부 소통 시작

그룹 컨트롤타워 ‘CA협의체’ 역할 확대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열린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에서 경영 쇄신 방향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열린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에서 경영 쇄신 방향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부터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겠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카카오 그룹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지난해 말에는 쇄신을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면, 올해부터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는 흐트러진 조직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카카오 그룹 내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의 권한을 강화하고, 외부 준법감시기구인 ‘준신위’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김범수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과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이번주부터 한달간 임직원 약 1000명과 만나며 ‘불통 리더십’ 오명을 벗는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준법과 신뢰 위원회(이하 준신위)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EG빌딩에서 두 번째 회의를 개최한다. 지난달 첫 번째 회의에 이어 계열사의 준법 관련 정책을 점검할 예정이다.

준신위는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경영 여부를 감시하고, 준법의무 위반 시 직접 조사 권한까지 행사할 수 있는 강력한 외부 집행기구다. 지난해 12월 전 대법관인 김소영 위원장이 카카오로부터 전권을 일임받아 7명의 위원을 선임하고 이후 첫 회의를 진행했다.

준신위는▲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정립 등 준법 통제 틀 마련, ▲주요 경영 활동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의견 제시, ▲준법 프로그램의 감독 및 권고,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에 대한 직접 조사, ▲핵심 의사 결정 조직에 대한 감독 등을 수행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주식시장 대량 거래, 인수합병, 기업공개 등 주요 경영활동에 대해 사전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계열사에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보완 조사 및 재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행 사항이 미흡할 경우 직접 조사도 가능하다.

가령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경쟁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는데, 준신위는 이같은 행위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준신위는 매달 1회 정기 회의를 열고 카카오와 계열사의 준법 경영 현황을 살피고 주요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준신위와 협약을 맺고 준법경영에 동참하는 계열사는 카카오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6개사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이번주부터 임직원 1000명과 대면 소통에 나선다. 오는 11일부터 다음 달 초까지 한 달여간 임직원 약 1000여명을 순차적으로 만나는 ‘크루톡’을 통해 내부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듣고 미래 방향성을 검토하는 데 참고할 예정이다.

이번 크루톡은 ▲AI(인공지능) 시대의 카카오 ▲기술 이니셔티브 ▲현 사업·서비스의 방향성 ▲거버넌스 ▲인사 제도 ▲일하는 방식 ▲기업 문화 등 7개 주제를 다룬다. 주제별로 인원에 맞춰 회차를 나눠 진행된다. 직원들이 원하는 주제를 선택해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으며, 원할 경우 여러 주제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일부 세션에는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 의장도 함께 참석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간 보여왔던 불통 행보와 상반된 모습이다. 카카오 노조는 그동안 경영진 불통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왔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노조 활동을 하면서 5년간 한번도 김범수 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불통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지난해 12월 김범수 위원장은 쇄신의 진행상황을 공유하겠다며 임직원과 대화를 한 차례 진행했다. 정신아 내정자도 공식 선임 전부터 내부 소통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불통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카카오는 지난주 CA협의체를 개편했다.CA협의체는 카카오 그룹 내부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조직으로, 기존에 김정호 경영지원총괄, 정신아 사업관리총괄, 권대열 위기관리 총괄, 배재현 투자총괄 등 4명의 총괄대표 체제로 운영해왔으나 공동의장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공동의장은 김범수 위원장과 정신아 내정자가 맡았다.

협의체 산하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맡고 있는 경영쇄신위원회를 비롯해 각 계열사의 KPI, 투자 등을 검토하는 전략위원회 등 다수의 위원회를 둘 예정이다. 각 위원회는 영역별로 그룹 차원의 논의해야 할 아젠다를 발굴하고, 방향성과 정책 관련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위원장은 이러한 내용을 참고해 계열사에 참고 및 권고 의견을 결정하고, 담당 분야에 대한 그룹차원의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

카카오를 비롯한 13개 협약 계열사(카카오게임즈·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뱅크·카카오벤처스·카카오브레인·카카오스타일·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인베스트먼트·카카오페이·카카오픽코마·카카오헬스케어)는 경영쇄신위원회를 기본으로, 원하는 위원회를 최대 3개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카카오는 각 계열사 CEO들의 위원회 참여를 통해 그룹의 의사결정 맥락 이해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내부 통제가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자율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구심력을 강화해 각 계열사 경영진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겠다는 구상이다.

CA협의체는 앞으로 한 달 동안 산하 실무 조직을 세부적으로 정비한 후, 2월부터 매월 그룹협의회를 열고 중요사항들을 CA 협의체와 주요 계열사 CEO들이 직접 의결하는 방식으로 운영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CA협의체 산하에는 협약사 최고경영자(CEO) 임원 인사를 지원하는 총괄 부서도 설치한다. 오는 4월까지 카카오 계열사 임원 절반의 임기가 만료돼 대대적인 임원 물갈이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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