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15살 소녀가 세균성 감염병인 유비저에 걸린 뒤 한 달 만에 숨졌다고 연합뉴스가 지난 20일 보도했다.
베트남 중부 타인호아성에 살던 이 소녀는 지난 8월 말 인후통, 기침, 고열 등의 증세를 보인 뒤 10일 만에 몸무게가 7kg이나 줄었다고 현지 매체인 VN익스프레스가 이날 보도했다.
이 소녀는 마을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어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고 호흡 곤란을 겪으며 혈압이 떨어져 타인호어린이병원으로 옮겨 치료받았다.
혈액 검사 결과 소녀는 ‘식인 박테리아’로 불리는 유비저균에 감염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유비저 외 당뇨와 비만도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호흡 곤란과 저혈압 증세를 보여 인공호흡기를 달고 투석 치료까지 받았으나 결국 지난 17일 사망했다고 매체가 전했다.
역학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소녀는 가족과 함께 마을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가족은 식수 및 생활 수원을 우물에서 얻으며 농사를 짓고 있지는 않다.
보건당국은 소녀의 피부가 긁힌 곳은 없다며, 유비저균에 어떻게 노출됐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메리오이드증이라고도 불리는 유비저는 동남아시아와 호주 북부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세균성 감염병이다.
세균이 상처가 난 피부를 통해 침입하거나, 오염된 토양에 노출되거나 오염된 물 또는 공기를 마셔 감염될 수도 있다. 상처가 있으면 피부를 통해 세균이 침입하기도 한다. 사람 간 전염은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격리는 필요하지 않다.
감염 시 발열, 두통, 호흡곤란, 흉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사망률이 높아져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당뇨, 만성폐쇄성폐질환, 면역력 저하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
베트남에서 유비저 환자는 1925년에 처음으로 발견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첫 환자가 보고됐다. 배우로 활동하던 A 씨는 촬영차 캄보디아에 다녀온 뒤 전신 무력감과 발열, 배뇨곤란 증상으로 치료를 받다 패혈증으로 사망했는데, 역학 조사 결과 유비저에 걸렸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