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새로 인기로 ‘제로슈거’ 인기 확장
하이트진로 시장 확대 이어, 지역 소주들도 참전
주류업계를 중심으로 ‘제로슈거’(무설탕)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지역 소주 기업들 까지 가세해 무설탕 제품을 앞다퉈 내놓는 분위기다. ‘소금’을 넣어 만든 소주까지 등장하면서 업계 안팎을 중심으로 “신선하다”는 반응과 함께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는 모양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먹거리 시장에 제로슈거(무가당) 열풍이 불면서 대체당을 넣어 칼로리를 줄인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초기 제로 열풍을 주도한 탄산음료에 이어 소주·맥주 등 으로 넓어진 데 이어, 최근에는 보수적인 ‘지역 술’ 까지 무설탕 제품으로 재편됐다.
보해양조는 그동안 주류회사들은 소주의 알코올 향과 쓴맛을 제거하기 위해 ‘당’을 활용한 고정관념을 깼다. 세계 3대 소금을 활용해 쓴맛과 알코올 향을 줄였다. 보통의 희석식 소주처럼 인공감미료(스테비올배당체)는 들어가지만 소금을 넣어 특별한 ‘보해소주’를 만들었다.
소비자는 신선함에 열광했다. 21년 출시 후 순매출액 대비 22년 267% 성장했다. 올해 8월 까지 누적판매 약 4백만병을 넘어서면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해 가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됐지만 지금은 전국 편의점과 마트에서 판매중이다.
보해소주의 경우 제로열풍이 시작되기 이전에 출시된 제품이지만, 제로슈거 열풍이 불면서 덩달아 주목 받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최근 SNS상에서 보해소주를 음용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는데, 이는 남들이 마시는 제품보다 자신에게 맞는 소주를 찾으려는 고객들이 코로나 이후 많아진 영향 때문이다”며 “장기적인 플랜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류업계 제로슈거 열풍은 롯데칠성음료가 주도했다. 다른 소주들과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아 맛이 산뜻하고 부드럽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소위 ‘대박’을 쳤다. 소주 특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새로에 증류식 소주를 첨가했고, 주류 제품의 영양성분 표시도 선제적으로 적용했다.
‘처음처럼 새로’ 인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새로 제품의 지난 1년간 누적 판매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처음처럼 새로 출시로 10%대에 머물렀던 소주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겼다.
새로의 흥행 돌풍이 심상치 않자 하이트진로도 맞대응을 결정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월 ‘진로이즈백’을 제로 슈거 제품으로 리뉴얼해 내놨다. 리뉴얼한 진로는 알코올도수를 기존 진로보다 0.5도 낮춘 16도로, 칼로리는 기존보다 10kcal 낮은 320kcal로 맞췄다.
하이트진로의 제로슈거 제품 출시 결정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저도주 트렌드가 불고 있는데다 제로슈거 소주의 경우 기존 소주와는 달리 마셨을 때 쓴맛이 전혀 없어 찾는 이들이 점차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이즈백을 매월 약 1억5000만병씩 판매하고 있다.
제로슈거의 열풍이 거세자 지역 소주 기업들도 참전을 선언했다. 무가당 소주 신제품을 내놓은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소주보다 칼로리는 낮고 가볍게 즐기려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제품이 끊임없이 시장에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2월 부산지역 소주 업체 대선주조도 ‘시원(CI) 블루’를 7년 만에 무가당 소주(16.5도)로 리뉴얼해 선보였다. 대선은 이보다 앞서 지난해 과당과 소금 등을 첨가하지 않은 소주 ‘대선’을 내놓으며 지역 시장에서 무가당 소주에 대한 반응을 이끌었다.
충청지역 맥키스컴퍼니는 3월 국내 최저 도수(14.9도)와 칼로리(298kcal·360㎖)를 앞세운 선양을 선보였다. 선양은 산소숙성공법과 쌀·보리 증류원액을 첨가해 소주의 풍미를 더하면서도 소주맛을 놓치지 않은 제품이다.
지난해도 관련 제품이 쏟아졌다. 대구·경북지역 향토기업 금복주는 지난해 9월 과당 및 설탕 등 당류를 첨가하지 않은 제로 투를 내놓았다. 제품은 찹쌀과 쌀 2가지 증류 원액을 브랜딩한 증류식 소주로 검은색과 흰색으로 디자인 된 병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해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로슈거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국내 소주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라며 “제로슈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되고 있어 지역 소주 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칼로리와 당을 조절한 제품 출시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