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 뜨거운 음식, 꼭 식혀서 보관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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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육성연 기자] 플라스틱 랩은 활용도가 높지만, 식품 안전성이나 품질 저하 등의 이유로 적합하지 않은 식품도 있다. 고깃국물처럼 뜨겁거나 기름진 음식, 버섯, 단면을 자른 수박·멜론 등이다.
뜨거운 음식을 식히지 않고 랩에 씌워 보관하면, 열기와 습기가 안에 갇히기 때문에 식는 속도가 매우 느려진다. 이는 음식이 상하기 쉬운 ‘위험 온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의미다.
미 농무부(USDA)는 4~60°C를 ‘위험 온도 구간(Danger Zone)’으로 정의한다. 이 범위에서 살모넬라, 황색포도상구균, 장 출혈성 대장균 등의 세균이 가장 빠르게 증식해서다. 농무부는 위험 온도에 음식을 두면 20분 만에 세균이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명시한다.
뜨거운 음식은 완전히 식혀서 냉장고에 보관하거나, 60°C 이상의 뜨거운 보온 상태를 유지해야 안전하다. 랩이 아닌 유리 용기를 사용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음식이 완전히 식을 때까지 뚜껑을 닫지 않는 것이 좋다.
버터, 고깃국물, 갈비, 기름 소스처럼 기름이 많은 식품도 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의 랩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용 기구 및 용기·포장법’ 자료에 따르면 업소용으로 널리 쓰이는 PVC 랩에는 프탈레이트류 같은 가소제 성분(환경호르몬 물질)을 첨가한 제품이 많다. 뜨겁거나 지방이 많은 식품과 만나면 음식으로 쉽게 스며들 수 있다. 식약처는 기름이 많은 음식은 랩이 직접 닿지 않게 포장하라고 권고한다.
맛이나 신선도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카망베르, 블루치즈, 염소 치즈처럼 부드러운 치즈는 적절한 수분과 통풍이 유지될 때 더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랩으로 감싸면 통풍 없이 너무 많은 수분이 치즈에 갇혀 맛이 저하될 수 있다. 유산지(기름종이)나 치즈 전용 종이로 느슨하게 감싸는 것이 좋다.
팽이버섯도 마찬가지다. 버섯은 냉장고에서 오래 보관하려면 숨을 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랩은 버섯의 수분을 가둬 적절한 공기 순환을 막는다. 랩 대신 종이봉투에 넣는 것이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과일 중에서는 수분이 많고 당도가 높은 과일을 잘라서 랩 포장하는 것을 주의한다. 수박이 대표적인 예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당과 수분이 갇히면 세균 번식에 최적인 환경이 만들어진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시험 결과(2015), 랩을 씌워 냉장 보관한 반쪽 수박의 표면 세균 수는 초기보다 최대 3000배 증가했다. 여름 과일인 참외와 멜론도 유사하다. 자른 과일은 유리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랩을 씌워 냉동실에 두는 것도 좋지 않다. 냉동실에서 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접착력이 약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