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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 ‘버크셔K’ 개발 박화춘 박사 “한국식으로 개량 한 흑돼지, 햄버거에 넣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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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육종 전문가 박화춘 박사가 서울 마포구 ‘노브랜드 버거’ 홍대점에서 ‘버크셔 K’를 소개하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는 최근 버크셔 K와 협업한 ‘버크셔 K 카츠’ 버거를 선보였다. [신세계푸드 제공]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돼지고기는 부드럽고 고소해야 여운 있는 맛을 낸다고 생각했어요. 여러 흑돼지 품종 중 버크샤를 선택하고, 이를 한국인 입맛에 맞춰 개량한 것이 지금의 ‘버크셔 K’ 입니다.”

가축육종 전문가 박화춘 박사는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버크셔 K’를 이같이 소개했다. 그와 만난 곳은 서울 마포구의 ‘노브랜드 버거’ 홍대점이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버크셔 K와 협업한 ‘버크셔 K 카츠’ 버거를 선보이고 이곳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매장에는 정육점 콘셉트로 꾸민 버크셔 K 공간과 함께 신메뉴 구매 시 버크셔 K 삼겹살을 맛보기로 제공하고 있었다.

‘버크셔 K’는 최근 국내외 외식 메뉴에서 주목받는 흑돼지 품종이다. 특히 미국과 프랑스 등에 진출한 한식당 ‘옥동식’에서 버크셔 K를 사용해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옥동식’은 돼지고기 재료가 가장 중요한 돼지곰탕집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뉴욕 최고 요리 8선(2023)’에 선정되며 뉴욕의 유명 한식당으로 자리 잡았다. 이 외에 일식 돈카츠 전문점 ‘톤쇼우’, 태국음식점 ‘콘타이’ 등도 버크셔 K를 쓴다.

박화춘 박사는 “우리나라 일반 재래 흑돼지는 성장이 더디고 번식력도 낮아 키우기가 어렵다”며 “흑돼지의 대표 품종인 버크셔를 미국에서 들여와 순종 교배하면서 한국 환경에 맞게 개량했다”고 말했다. 한국만의 코리안 버크샤를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이름도 ‘버크셔 K’로 지었다.

가축육종학으로 석박사를 취득한 그는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에서 가축개량 총괄과 축협중앙회 종돈 사업소의 종자 개량 업무를 맡았다. 이후 2002년에는 고향인 전북 남원으로 귀촌해 농장 일을 시작했다. 남원 지리산 자락의 해발 500m에 있는 ‘다산육종’ 농장이다. 그는 “돼지의 체온(38.5~39도)이 사람보다 높아 지리산 고지처럼 서늘한 환경에서 사육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박화춘 박사는 “흑돼지 버크셔를 미국에서 들여와 순종 교배하면서 한국 환경에 맞게 개량했다”고 말했다. ‘버크셔 K’는 일반 흑돼지 품종보다 불포화지방, 근섬유 가닥수, pH 수치 등이 개선됐다. [신세계푸드 제공] 노브밴드 버거에 들어가는 ‘버크셔 K’는 패티를 튀긴 카츠 형태다. 사진은 ‘버크셔K 카츠(왼쪽)’과 ‘버크셔K 카츠 어니언’ [신세계푸드 제공] 2004년부터는 흑돼지 개발 사업을 해보자는 남원시의 제안으로 품종 개량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일반 흑돼지보다 근섬유 가닥수와 불포화지방, pH(산성도) 수치 등이 개선된 버크샤 K 개발에 성공했다. pH 수치는 도축 후 고기의 산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육즙 보유력과 색상, 맛 등에 영향을 미친다.

박사는 “돼지고기의 pH 수치달라진다는 것은 단백질과 미네랄 등 여러 부분에서 굉장한 차이가 난다는 뜻”이라며 “수치가 적당히 높아야 촉촉하게 부드럽고 고소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0.1pH 차이도 큰데, 버크셔 K는 일반 돼지고기보다 0.25pH가 높다”고 했다. 일반 돼지고기의 평균 pH 수치는 5.65, 버크샤 K는 5.9다.

현재 버크셔 K는 다양한 메뉴에 활용되고 있다. 박사의 장남인 박자연 농업법인 조아 대표는 버크셔 K를 하몽· 잠봉 같은 ‘K-샤퀴테리(Charcuterie 육가공품)’로 만들어 홍콩에 수출한다. ‘옥동식’은 앞다리와 뒷다리를 고아서 곰탕 육수로 만든다.

노브랜드 버거에는 뒷다리가 들어간다. ‘버크셔 K 카츠’의 패티는 바삭하게 튀긴 카츠 형태다. 여기에 ‘돼지고기와 깻잎쌈’ 조합을 재해석한 깻잎 페스토를 넣었다. 박사는 “뒷다리는 지방이 5~6%인 살코기”라며 “육즙을 가두기 위해 다짐육 패티를 튀겨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돼지고기 육즙을 가두기 위해 센불에 굽는다’는 말은 틀렸다고 했다. “센불에 돼지고기를 구우면 맛있는 지방을 빨리 빼내는 것”이라며 “육즙이 빠르게 빠져나가 육질이 퍽퍽해지고 감칠맛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돼지고기 지방은 소고기 마블링처럼 얇게 분산된 형태가 아니라 대부분 뭉쳐있기 때문이다. 낮은 온도에 서서히 익혀야 지방이 부드럽게 풀어져 육즙을 더 가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맛있는 고기는 불판을 통해서도 식별할 수 있다. 그는 “고기에 포화지방보다 불포화지방이 많으면, 식감과 풍미가 좋다”며 “불판에 지방이 잘 녹지 않고 하얗게 굳어있다면, 이는 녹는 점이 높은 포화지방이 많다는 의미”라고 했다.

박사는 지금도 한국식 품종 개발을 연구 중이다. 그는 “글로벌 미식 시대에서 음식은 정체성이 중요하다”며 “우리 자손들이 한국의 가치와 정체성을 가진 농가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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