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부상이나 질환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통증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통증은 만성으로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나이가 들어가며 발생하는 퇴행성 통증이다. 보통 관절 부위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밖에 과도하거나 잘못된 운동으로 인해 특정 부위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돼 발생하는 통증, 신경 손상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통증,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편두통 등이 있다. 각각의 통증은 그 종류만큼이나 원인도 다양하다. 치료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럴 때일수록 전문의에 의한 정확한 진단과 계획적인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그 외에 일상에서 통증과 싸우기 위한 습관을 만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통증 완화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음식들과 그 효능에 대해 알아본다.
마그네슘 가득한 ‘호박씨’
편두통은 대개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대표적 만성 질환으로 꼽힌다. 수시로 찾아오는 심한 박동성 두통은 때때로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일으킨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영양소 중 하나가 바로 마그네슘이다.
마그네슘은 신경계와 근육의 기능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영양소다. 신경전달물질의 조절에도 관여한다는 연구가 있으며, 이를 통해 편두통의 통증 정도를 줄여주며, 상대적으로 덜 발생하게 한다는 보고도 있다. 마그네슘 자체가 혈관을 이완시키는 작용에 관여한다는 것도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혈관이 확장시켜 혈류를 원활하게 하고, 두통 완화에 기여하는 원리다.
호박씨는 마그네슘 공급원으로 손에 꼽는 음식이다. 통에 가득 찬 호박씨를 한 움큼 정도 살짝 쥐면 대략 30g 전후의 양이 되는데, 여기에 거의 150mg의 마그네슘이 들어있다. 한국영양학회의 기준에 의하면 남성은 일일 350mg, 여성은 일일 300mg의 섭취량을 권고한다. 단 한 줌으로 하루치 권장량의 40~50% 가량을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다.
해바라기씨 역시 호박씨 만큼은 못하지만 30g에 약 100mg 가까이의 마그네슘을 제공한다. 아몬드와 캐슈넛 역시 좋은 공급원이지만, 이들은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섭취량을 제한하는 편이 좋다. 각각 30g 기준으로는 90~100mg의 마그네슘을 제공한다.
항염증제와 유사한 ‘올리브유’
통증을 완화시키는 핵심은 염증 개선이다. 모든 통증이 반드시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성 통증의 경우 매우 높은 확률로 염증과 관련돼 있다. 이런 이유로 항염증 효과가 탁월한 음식들은 무엇이 됐든 통증과의 싸움에서 든든한 우군이 된다.
항염증 효과가 뛰어난 음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 격으로 올리브유를 꼽고 싶다. 올리브유는 식용유를 대체해 각종 요리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엑스트라 버진 오일의 경우에는 별도의 가열 없이 바로 먹을 수도 있다.
올리브유에는 ‘올레오칸탈’이라 불리는 화합물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올리브유의 대표적 강점으로 꼽히는 불포화 지방산과 별개의 물질이다. 올레오칸탈은 해열제의 한 종류로 분류되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와 유사한 작용을 한다.
보통 NSAID는 약물로서 매우 제한된 양만 섭취할 것이 권장된다. 하지만 올레오칸탈의 경우 인위적으로 조제한 약물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훨씬 건강한 방식으로 염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염증 생성 차단하는 ‘강황’
염증은 발생 원인도 다양하지만, 통증을 일으키는 메커니즘도 여러 가지다. 이 때문에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라 해도, 작용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올리브유와 다른 방식으로 염증과 통증을 개선하는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강황이다.
강황은 ‘커큐민’이라는 활성 성분으로 유명하다. 커큐민은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주로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 자체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가장 주된 경로는 ‘NF-kB’라 불리는 인자를 억제하는 것이다. NF-kB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자극에 의해 활성화되며, 염증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역할을 한다. 커큐민은 NF-kB가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억제해 염증 반응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한다.
이밖에 커큐민은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프로인플라마토리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또한, 항산화 효과도 있어 활성산소종(ROS)의 발생을 감소시킴으로써 염증을 완화하는 작용도 한다.
매운 맛으로 통증 잡는 ‘고추’
매콤한 맛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고추를 먹으면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성분이 바로 ‘캡사이신’이다. 그만큼 캡사이신은 매운 맛의 상징과도 같은 화합물로 인식되고 있다. 캡사이신 또한 통증을 경감시키는 데 탁월한 작용을 하는데, 그 메커니즘은 앞선 음식들과 조금 다르다.
통증이나 열감(뜨거움)을 감지하는 것은 ‘TRPV1’라 불리는 수용체다. 캡사이신 성분이 TRPV1 수용체에 결합하면 이것이 활성화되며 신경세포에 통증 신호가 전달된다. ‘매운 맛 = 통각’이라고 표현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이때 초반에는 고통스러운 자극으로 다가오지만, 몇 번 통증 신호가 반복되며 내성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TRPV1 수용체는 ‘탈감작(desensitization)’ 현상을 일으킨다. 즉, 같은 현상에 대해 덜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으로, 같은 수준의 자극에 대해 통증 신호를 덜 보내게 된다.
한편, 캡사이신은 염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과 같은 매개체의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도 한다. 해열진통제의 일종인 아세트아미노펜(ex 타이레놀) 계열이 작용하는 원리와 같다. 앞서 언급한 올레오칸탈이 NSAID 계열 진통제와 유사한 작용을 한다면, 캡사이신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와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 단식 반복할수록 간도 더 잘 대응한다
-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간 특정 유형’과 ‘전신 유형’으로 구분
- 초가공식품 섭취량 많으면 ‘신체 나이’ 더 높아
- 편도·아데노이드 절제, 정신질환 위험 43% 더 높인다
- 해안가 자생 ‘갯기름나물’, 항산화 기능성 입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