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부터 울진까지… 국내 최장 숲길, 대한민국 동서로 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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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남쪽 동서를 가로지르는 국내 최장 숲길인 ‘동서트레일’이 2026년까지 완전 개통된다. 이 숲길은 사람, 숲, 마을 경제가 모두 건강해지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큰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탐방객들이 최근 개통된 충남 태안군 안면도 동서트레일 1구간 숲길을 걷고 있다. / 산림청 제공

동서트레일은 충남 태안 안면도에서 경북 울진 망양정까지 총 849㎞ 길이를 자랑하며, 5개 시도와 21개 시군구, 239개 마을을 연결한다. 이 트레일은 국내 최초로 모든 구간에 배낭여행과 야영, 마을 민박 등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기존의 지역별 숲길들이 초광역적으로 통합된 형태로, 충청권 내포문화숲길, 울진금강소나무숲길, 속리산 둘레길 등 주요 국가 숲길과 연결된다.

산림청은 지난 14일 동서트레일의 서쪽 시작점인 태안 지역 1∼4구간(57㎞)과 경북 울진 55구간(20㎞), 경북 봉화 47구간(15㎞) 등이 순차적으로 개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연말까지 21개 구간(300㎞)을 추가로 개통하고, 2026년까지 동서트레일 경유 지역의 55개 전 구간을 개통할 계획이다. 각 구간의 평균 거리는 약 15㎞이며, 야영장 43개, 대피소 1개, 쉼터 119개가 마련된다. 특히 경북 구간이 275㎞로 가장 길고, 충남이 261㎞, 충북 231㎞, 대전 53㎞, 세종 29㎞로 이어진다.

산림청은 이 트레킹 길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경관을 즐기며 건강을 증진하는 공간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수직적인 등산로와 달리 수평적인 형태를 가진 트레킹 길은, 현재 1만1000여 개 노선에 총 4만2000여㎞의 숲길이 조성돼 있다. 기존의 장거리 숲길로는 내포문화숲길(320㎞), 지리산 둘레길(289㎞), 백두대간트레일(228㎞) 등이 있다.

국내에서도 해외의 존뮤어 트레일이나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고유한 장거리 트레킹 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건강과 웰빙 문화의 확산으로 트레킹에 대한 국민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소규모 여가 활동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2022년 산림청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녀의 78%가 두 달에 한 번 이상 등산이나 트레킹을 한다고 한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한편, 한국의 아름다운 산림 자원과 경관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숲길 조성을 통해 농촌과 산촌의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동서트레일을 따라 여행하면 수천 년간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다. 충남 태안군의 구간에서는 할미할아비바위, 굴포운하, 별주부 전설 등 다양한 볼거리가 기다린다. 안면도 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하는 구간은 태안해안국립공원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해변길로 이어진다. 또한 청포대와 몽산포를 지나 서산 방향으로 들어가면, 불교와 천주교의 전래 과정과 순교 성지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동서트레일은 ‘촌캉스’를 활성화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걷고 머물며 먹고 쉴 수 있도록 농촌 체험마을과 사찰 등과 연계된 다양한 체험관광과 ‘스테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태안에서는 별주부체험마을에서 전통어업 체험과 숙박이 가능하다. 동서트레일이 완공되면 연간 313만 명의 방문객이 예상되며, 경제적 가치는 94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사회공헌 대상에도 최적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금융은 동서트레일 울진 구간 조성에 참여하며 ESG 기금 8억 원을 투자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동서트레일을 통해 소멸 위험에 처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모두가 누리는 건강한 숲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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