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전 세계 종합반도체기업 매출 순위서 ‘대박’ 쳐
무너져가던 하이닉스를 2012년 3월 단돈(?) 3조 4,267억원에 인수한 SK그룹 최태원 회장. 그가 이 결정을 처음 내렸을 때, 그 누구도 이 결정에 찬사를 보내지 않았다. 모두가 “망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 하이닉스는 절망적인 평가를 받는 기업이었다. 다수 국내 대기업이 인수전에서 모두 손을 뗄 만큼 성장 동력이 없어 보이는 회사였다.
2011년 하반기 영업적자가 약 3974억원이었던 하이닉스는 최태원 회장과 ‘동행’을 시작해 SK하이닉스가 된 이래 혁신의 혁신을 거듭했다. 오로지 미래만을 위해 달렸다. 12년이 지난 지금, SK하이닉스는 전 세계에서 손에 꼽을 수 있는 반도체 기업이 됐다.
12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90억 7400만달러(한화 약 12조 4513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종합반도체기업(IDM, 팹리스·파운드리 기업 제외) 매출 3위에 해당한다.
2위 인텔의 매출이 같은 기간 13.9% 증가한 것에 비해 SK하이닉스는 44.3% 증가하면서 차이를 크게 좁혔다. 만약 이 같은 매출 증대 현상이 또 비슷하게 이뤄진다면 SK하이닉스의 인텔 역전은 곧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메모리업체 중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NVIDIA)에 납품하는데 성공했다. 아직 삼성전자가 HBM3E 8단·12단 제품이 현재 엔비디아 퀄(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발전적인 상황임을 파악할 수 있다.
엔비디아와 협업이 결정적 영향…”생산능력 지속 확장 계획”
IDC는 “새롭게 출시된 AI PC와 AI 스마트폰은 기존보다 더 많은 용량의 메모리를 요구하며 메모리 시장의 발전을 이끌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IDC는 “단말기 시장의 안정화와 데이터 센터의 AI(인공지능) 학습 및 추론 시장에 힘입어 메모리 수요가 늘고 재고 수준도 정상화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또 “기존 메모리보다 가격이 4~5배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 증가는 D램 생산을 제약하고 가격을 상승시켜 전체 메모리 시장 매출을 크게 끌어올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7일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메모리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내년에도 AI(인공지능)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고 SK하이닉스는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비롯한 차세대 D램 생산능력을 지속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청주 M15X을 신규 D램 공장으로 낙점하고 5조 3천억원을 투입, HBM 생산 최적화에 나섰다. 지난달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번째 팹(공장) 및 업무 시설 건설에 9조 4천억원을 투자도 결정했다.
미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핏에도 38억 7천만달러(약 5조 3천억원)를 들여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짓는다. 미 상무부는 이 투자와 관련해 직접 보조금(4억 5천만달러)와 대출(5억달러)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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