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민폐 행위’ 목격담 논란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린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팀코리아 단복을 입은 일부 체육 협회 임직원들이 소리를 지르는 등 비매너 관람을 했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지난 6일 메타의 소셜미디어 앱 스레드(Threads)에는 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 8강부터 결승전까지 보고 왔다는 누리꾼 A씨의 관람 후기가 올라왔다.
60만 원 상당의 티켓 패키지를 구매해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 갔다는 A씨는 “경기장에 도착하자 뭔가 불안한 기운이 밀려왔다. 파리 올림픽 관련 오픈 채팅방에서 소문으로만 들었던, 한국 어르신들 목소리가 경기장 초입부터 들리기 시작했다. 제발 근처만 아니길 바라며 경기장에 들어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팀 코리아 단복 같은 유니폼을 한껏 차려입고 온 어르신들이 ‘카테고리 A’ 좌석 제일 앞열부터 서너 줄을 꽉 채워 앉아 있더라. 아무래도 금메달이 유력한 게임이니 이때만 해도 ‘열정이 있고, 멋있는 어르신들이겠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8강 이우석 선수와 이탈리아 선수, 김우진 선수와 튀르키예 선수의 8강 경기가 시작되자 어르신들의 추태가 시작됐다고 한다.
A씨는 “양궁 관중석, 특히 ‘카테고리 A석’의 관중석은 정말 가깝다. 선수와 이야기가 가능할 정도다. 양궁은 정말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종목이니 슛하기 전에 조용해야 하는 것은 어린애들도 알고, 프랑스 노숙자도, 가르드노드 역에 있는 비둘기 새끼도 알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그런데 이 어르신들은 캐스터도 아니면서 선수가 샷을 하기도 전에 ‘나인! 나인! 나인!’, ‘텐! 텐! 텐’ 등 장내 아나운서가 점수를 알려주기도 전에 무당이라도 된 것 마냥 점수를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장에 있던 이들의 행동이 도를 넘어섰다고 했다.
A씨는 “처음에는 외국인들도 웃기도 하고 재미로 받아들였는데, 정도를 모른다. 이우석 선수가 10점을 쏘고 이탈리아 선수가 10점을 쏴야 동점이 되는 진지한 상황에 또 ‘나이! 나인 쏘면 우리가 올라간다 이 말이야!’!라고 외쳤다”라고 전했다.
창피함에 그는 들고 있던 태극기를 내려놓고 응원도 할 수 없었다고.
A씨는 “내 자랑스러운 조국, 대한민국이 아니고 세계의 민폐 국가로 등극하는 순간을 목도하게 된 것이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라고 토로했다.
계속 시끄럽게 점수를 외치자, 이탈리아 관중들이 “쉬~”라며 조용하기를 권유했지만 이들은 전혀 조용히 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휴대전화 벨소리와 카카오톡 알림 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울렸으며, 가족들과 큰 소리로 영상통화까지 했다고 한다.
이들의 민폐 행위는 8강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했다. A씨는 “튀르키예 선수가 주어진 시간 안에 활을 쏘지 못하고 다급하게 화살을 쏘는 장면이 나왔는데, 바람이 많이 불기도 했지만, 한국 어르신들이 활시위를 당길 때 ‘워이~ 워!’ 등 상대방을 자극하는 민폐 행동을 했다”라고 말했다.
참다못한 몇몇 한국 관중들이 자제하라는 이야기를 수차례 했음에도 이들의 행동은 계속됐고, 결국 튀르키예 관중 중 한 여성이 “SHUT UP!(입 다물어!)”라고 외치자 그제야 조용해졌다고.
“비매너 관중, 지역체육회 임원들”
A씨는 “그저 한국 어르신들을 무지성으로 까기 위해 이 글을 작성한 게 아니다”라면서 “이들의 정체는 놀랍게도 대한체육회 소속의 전국 지역자치단체 산하 체육회의회장·부회장·사무처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공적인 일로 나라의 세금으로 숙식과 경기 티켓을 제공받아 온 자들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냥 돈 많은 어르신들이 자기 사비로 와서 그렇게 행동한 것이라면 개인의 무지, 교양의 부족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공적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공적인 업무로서 참석한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 맞나 의문이 든다”며 “나라 망신을 다 시키는 데 무엇을 위한 경기 참관인지 궁금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한체육회 차원에서 교육을 하든, 시험을 봐서 60점이 넘는 사람들만 참관을 보내던, 개나 소나 다 데려와서 나라 망신시키는 꼴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며 “국가대표 선수들은 수년간 훈련하고 노력해서 국위선양을 하는데 그걸 지원해 주고 도와줘야 할 협회 사람들이 되려 나라 망신을 시킨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A씨는 “더 이상 ‘관’에서 쓸데없는 돈을 제발 좀 그만 쓰고 그 돈으로 동네에 운동장 트랙이나 우레탄으로 덮고 잔디를 갈고 하는 식으로 국민 건강에 기여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며 “이름표 차고 왔으면 최소한의 기본 예절은 지켜야 하지 않나”라고 글을 마쳤다.
그는 체육회 이름과 직책이 담긴 목걸이를 착용한 사람들의 사진도 공개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현장에 있었는데 튀르키예전에서 상대 선수가 활쏘기 직전 뒤에서 누가 ‘우!’하고 실수를 유도해 부끄러웠다”라며 공감하는 댓글과 함께 민폐 행동을 비난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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