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20년 만에 탁구 단식 4강행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이 20년 만에 올림픽 탁구 단식 4강에 진출했다. 혼합복식 동메달을 따고도 울지 않았던 신유빈은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보였다.
지난 1일 오후(한국 시간) 신유빈은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에서 일본 히라노 미우를 상대로 4-3(11-4 11-7 11-5 7-11 8-11 9-11 13-11)으로 이겼다.
이로써 신유빈은 2004 아테네 대회 금메달리스트 유승민과 동메달리스트 김경아 이후 20년 만에 4강 무대를 밟았다. 임종훈과 혼합복식 동메달을 획득, 12년 만에 탁구 메달을 따낸 신유빈은 또 하나의 큰일을 해냈다.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였다. 신유빈은 1~3게임을 먼저 따내고도 동점을 허용했고, 마지막 게임에서도 한 점만 더 뺏기면 질 수 있던 절체절명 상황에서 극적으로 이겼다.
신유빈은 “히라노가 0-3 상황에서 (흐름을 끊으려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다음 공격적으로 임하면서 조금 어려웠다. 내 몸도 조금씩 굳어갔다. 게임 스코어 3-3 동점이 돼 어떻게든 난관을 뚫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복기했다.
신유빈 “엄마표 주먹밥·바나나 덕분에 이겨”
신유빈은 승리가 확정된 순간, 복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흘렸다. 그는 “‘어떻게든 서브하고 치자’는 생각만 했는데 이겼다. 혼합복식 동메달을 땄을 때도 안 울었는데, 경기에 승리했다는 안도감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의 작전이 수시로 바뀌는 등 재미있는 경기였다. 평생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될 것 같다. 매우 힘들었는데 끝내 이기지 않았나. 어려운 경기를 잘 풀어나간 나 자신에게 ‘참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다”고 전했다.
경기 시간만 약 1시간 20분. 두 선수 모두 체력을 소진하는 등 모든 걸 다 쏟아냈다.
신유빈은 “체력이 떨어져 힘이 풀렸다. 엄마가 만들어준 주먹밥이랑 바나나 등을 잘 먹어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시던 ‘빨간 물’이 궁금하다는 말에 신유빈은 “비밀의 물”이라며 활짝 웃었다.
신유빈과 천멍의 준결승 일정은 오늘(2일) 오후 8시 30분이다. 신유빈이 혼합복식 동메달에 이어 여자 단식에서도 메달을 차지하면 한국 선수로는 1992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32년 만에 올림픽 ‘멀티 메달리스트’가 된다.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따면 한국 탁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같은 대회에서 올림픽 메달 3개를 받는 기록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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