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배우 정영주가 오른쪽 청력을 대부분 상실했다고 고백해 여럿의 안타까움을 샀다.
학창 시절 교사의 폭력으로 정영주는 평생 씻지 못할 상처를 안게 됐다.
4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리그’에 정영주가 등장했다.
정영주는 이날 “공식적인 자리에서 하는 첫 고백”이라며 자신이 지닌 아픔을 털어놨다.
그는 “사실 가족도 모르는 내용”이라며 “고등학교 때 오른쪽 청력을 잃었다”고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고등학생 시절 3년 내내 반장이었다는 정영주는 “중간고사를 앞둔 때였다. 요점 정리를 해주기로 한 국어 선생님이 (수업 시작) 15분이 지나도록 앞에 앉은 반 친구들과 수다를 떨었다. 아이들이 (반장에게) 선생님을 재촉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선생님께 ‘요점 정리 해주세요’라고 두 번 정도 요청을 했다. 선생님이 ‘알았다’, ‘나 귀 안 먹었다’라고 하시면서도 계속 수다를 떨었다. 다시 선생님을 불렀더니 채 말하기도 전에 뭐가 (얼굴로) 날아와서 번쩍하더라. 이후 기억이 안 났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눈을 뜨니 양호실이었다. 교실로 돌아가 보니 청소도구함에 놓인 양은 주전자가 찌그러져 있었다”며 “왼손잡이였던 선생님이 그걸로 제 오른쪽 귀를 때린 거다. 순간적인 충격으로 달팽이관에 이상이 생겨 잠깐 기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일로 정영주는 청력에 문제를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학교에 호랑이 선생님이 많으셨다. 지금 같으면 말도 안 되는 상황인데 체벌이 가능했던 시절이라 부모님께 말을 못 했다”며 “청력 소실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졸업을 했다. 그 선생님도 다음 해 다른 사건으로 퇴직을 한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졸업하고 나서도 불편하고 두통도 자주 왔다. 내레이터 모델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였다. 인이어(삽입형 이어폰)을 꼈는데도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병원에 갔다”고 말했다.
정영주는 “병원에서 ‘청력이 소실돼 25%밖에 못 살린다’, ‘어떻게 생활했느냐’고 하더라. 노래를 못하게 될까 봐 낙담했다”며 당시 심정을 토로했다.
현재 상태와 관련해 그는 “오른쪽 귀 청력이 30% 남아있다. 더 악화하면 보청기나 인공고막을 끼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점점 나빠지니 관리를 해야 한다. 노래할 때도 영향이 있어서 (남들보다) 연습을 배로 하고 있다”고 했다.
정영주의 사연을 들은 가수 노사연은 안타까움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노사연은 “나도 귀에 문제가 있다”며 “비행기를 탔을 때 귀가 먹먹했던 게 (이후에도) 안 돌아오더니 청력이 소실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노래를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살고 싶지 않았다”며 암울했던 당시 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영주가 그런 상태인 줄 몰랐다. 앞으로 더 잘해주겠다”며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눴다.
1971년생인 정영주는 1994년 데뷔, ‘스타가 될 거야’, ‘명성황후’, ‘넌센스’, ‘페임’, ‘맘마미아’, ‘루나틱’, ‘서편제’, ‘팬텀’, ‘레베카’,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다수 연극·뮤지컬 무대에 섰다.
2016년 tvN ‘시그널’에 나온 것을 계기로 드라마로 활동 반경을 넓힌 그는 ‘부암동 복수자들’, ‘그 남자 오수’, ‘나의 아저씨’, ‘열혈사제’, ‘하이클래스’, ‘사내맞선’ 등에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