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짜가 된다’… ‘들쥐’, 익숙한 설화가 현실 공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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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익숙한 설화가 지금 시대의 공포를 입고 다시 태어난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들쥐’가 ‘쥐가 사람의 손톱을 먹으면 그 사람으로 변한다’는 오래된 설화에 현대인의 현실적인 불안을 더해 색다른 장르물을 완성한다.
‘들쥐’는 의문의 존재 들쥐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소설가 문재(류준열 분)와 잃어버린 돈을 회수하려는 사채업자 노자(설경구 분),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순용(이규형 분)이 들쥐의 정체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추적 스릴러다.
‘손 the guest’ ‘보이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탄금’ 등 다양한 장르물을 선보여온 김홍선 감독이 연출을 맡고 ‘특수사건전담반 TEN’ ‘모범가족’을 집필한 이재곤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여기에 배우 류준열·설경구·이규형이 주인공으로 나서 강렬한 시너지를 완성한다.
‘들쥐’는 한국 전통 설화 ‘손톱 먹은 들쥐’에서 출발한다. 사람의 손톱을 먹은 쥐가 그 사람으로 변한다는 이야기를 이름과 신분, 재산까지 누군가에게 빼앗길 수 있는 오늘날의 이야기로 확장한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 자신의 삶을 되찾으려는 한 남자의 추적을 통해 정체성을 빼앗기는 공포를 파고들 전망이다.
김홍선 감독은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실제로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도 하고, 특히 요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더욱 현실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삶을 한순간에 송두리째 빼앗긴 사람의 처절한 추적 스릴러”라고 작품을 소개하며 “쫓기는 동시에 쫓아야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류준열은 대인기피증으로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소설가 문재를 연기한다. 문재는 어느 날 휴대전화의 지문 인증이 되지 않는 것을 시작으로 평온했던 일상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자신을 대신해 주던 친구마저 사라지고, 정체불명의 들쥐가 자신의 이름과 신분, 재산까지 모든 것을 빼앗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랜 은둔 생활 탓에 주변 사람들조차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면서 문재는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다.
류준열은 극한의 상황에 놓인 문재의 심리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그는 “순간순간 일어나는 상황 속에서 감정의 강약 조절을 해가며 캐릭터의 설득력을 더하고자 했다”고 연기의 주안점을 짚었다. 모든 것을 빼앗긴 혼란부터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와 들쥐를 추적하는 과정까지, 변화하는 문재의 감정을 어떻게 그려낼지 관심이 쏠린다.
설경구와 이규형은 각기 다른 목적을 품고 추적에 합류한다. 설경구가 연기하는 노자는 돈을 빌려 간 뒤 종적을 감춘 문재를 쫓던 사채업자로, 자신의 돈을 되찾기 위해 들쥐의 정체를 밝히려는 문재와 함께 움직인다. 이규형은 문재를 둘러싼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순용으로 분한다. 특히 이규형은 거칠고 날카로운 인상을 완성하기 위해 체중을 약 10kg 감량하는 등 외적인 변화도 꾀했다.
오래된 설화에서 출발해 ‘내가 나임을 증명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야기를 확장한 ‘들쥐’. 류준열·설경구·이규형의 추적과 김홍선 감독 특유의 장르적 색깔이 만나 어떤 결과물을 완성했을지 주목된다. ‘들쥐’는 오는 2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