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한다던 배재고…”민주교육 두명 빼고 다 자더라”
올빼미기자 조회수
“자도 상관없다” 한마디에 교실 잠들어…배재고 학생이 폭로한 ‘땜질 교육’
배재고 야구부가 지난달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도중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구호를 외쳐 파문이 일었습니다. 이후 학교 측은 학생 선수와 교직원, 학부모 등이 광주제일고를 찾아 사과하고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등 수습에 나섰습니다.
야구부는 애초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으나 재심의를 거쳐 1개월로 감경됐습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학교는 후속 대책으로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했지만, 이 교육이 사실상 형식에 그쳤다는 재학생의 증언이 나오면서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들을 학생만 들으라”는 말에 결국
청소년 독립언론 토끼풀 보도에 따르면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지난 9일과 13일, 15일 사흘에 걸쳐 배재고 1~3학년을 대상으로 각각 2시간씩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재학생 A는 30명 넘는 학급에서 자신을 포함해 단 2명만 빼고 나머지 학생 전부가 잠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강의 초반 이 이사장이 자도 상관없으니 들을 학생들만 들으라는 취지의 말을 했고, 이후 학생들이 일제히 잠들기 시작했다는 것이 A의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실제로 잠을 자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며 5·18 관련 혐오표현을 직접 거론하면 오히려 반발이나 역효과가 우려돼 역사와 민주주의의 의미를 중심으로 강의를 구성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혐오표현이 왜 문제인지는 배우지 못했다”
그러나 학생이 체감한 강의 내용은 학교 측 설명과 온도차가 있었습니다. A는 교육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며, 혐오표현이나 특정 커뮤니티 문화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혐오표현이 나쁘니 하지 말자는 수준의 원론적 언급에 그쳤을 뿐, 어떤 표현이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A는 “학생들이 역사적 사실을 몰라서 문제의 표현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역사를 알면서도 장난이나 재미 삼아 혐오와 조롱의 언어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또래 사이에서 이런 표현에 동조하지 않으면 오히려 소외될 수 있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교육 이후에도 학교 분위기는 그대로
논란 이후에도 학교 내부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A의 전언입니다. 학교가 큰일 났다는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는 학생은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일부 학생들은 사석에서 문제의 표현을 농담처럼 다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지적이 이어지자 서울시교육청은 이달 9일부터 배재고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역사·인권교육과 차별·혐오표현 방지 교육을 별도로 진행했지만, 이 역시 실효성이 떨어지는 땜질식 교육이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학생 대부분이 교육 중 잠들었다는 지적에 대해, 한두 시간 교육만으로 문제가 곧바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져 앞으로 어떻게 인식을 바꿔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배재고 #5·18민주화운동 #민주시민교육 #청룡기 #이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