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비하인드] ‘와일드 씽’, Y2K 감성 완성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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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이영실 기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와일드 씽’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배우들의 파격적인 비주얼 변신이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을 떠올리게 하는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은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는 동시에 작품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와일드 씽’은 지난 20일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3일 개봉 이후 극장가 다크호스로 주목받은 ‘와일드 씽’은 할리우드 영화들의 공세 속에서도 ‘군체’와 함께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영화 속 ‘트라이앵글’의 비주얼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1집 활동 시기의 현우(강동원 분)는 브릿지 칼단발, 상구(엄태구 분)는 펌 스타일, 도미(박지현 분)는 원색 메이크업으로 풋풋한 신인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반면 2집에서는 스모키 메이크업과 은발, 폭탄머리, 브레이드 헤어 등을 통해 세기말 감성을 극대화했다.
최성곤 역을 맡은 오정세의 변신도 눈길을 끈다. 과거에는 당시 청춘스타들을 연상시키는 단발 스타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강조했고, 현재의 성곤은 거친 피부와 덥수룩한 수염으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패션과 음악을 중심으로 2000년대 초반 문화를 재해석하는 Y2K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와일드 씽’은 당시 가요계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며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이 같은 비주얼은 제작진의 치밀한 준비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조태희 분장감독과 김나은 분장실장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가수와 스타들의 스타일을 참고해 캐릭터별 콘셉트를 구축했다. 수많은 가발을 제작하고 배우들의 조화를 확인하는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출연 배우의 98%가 가발을 착용할 정도로 헤어 스타일링에 공을 들였다.
특히 래퍼 상구를 연기한 엄태구는 비주얼이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진행된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가발과 의상을 여러 개 준비해 주셨는데 그 중 가장 좋은 것을 선택했다”며 “그걸 쓰고 나서 진짜 큰 무기를 얻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미디 영화다 보니 했을 때 재밌는 게 좋을 것 같았다”며 “의상과 분장팀 덕분에 캐릭터화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엄태구가 선보인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 역시 현장에서 만들어졌다. 그는 “원래 그렇게까지 귀여운 캐릭터는 아니었는데 가발과 의상을 모두 착용한 뒤 상구가 조금 더 귀여우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귀여운 척은 다 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와일드 씽’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