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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버블 꺼져 빚더미에 올랐지만 단역까지 출연하며 20년 만에 모두 갚은 일본 톱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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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일본 최고의 모델이었지만 잘나가던 시절 무리하게 뛰어든 부동산 투자로 수십 년 동안 빚을 갚아야 했고, 배우로서는 혹독한 연기력 논란까지 겪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단역부터 다시 시작해 결국 일본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가 된 인물이 있다. 바로 일본 톱배우 아베 히로시다.

아베 히로시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걸어도 걸어도」 「태풍이 지나가고」 등을 통해 국내 영화팬들에게도 친숙한 아베 히로시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금은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 배우로 꼽히지만, 그의 성공 뒤에는 연기력 논란과 막대한 빚을 견뎌낸 시간이 있었다.

젊은 시절의 아베 히로시

아베 히로시는 주오대학교 재학 중이던 1985년 집영사가 주최한 모델 콘테스트에 출전했다. 당시 우승 상품으로 걸려 있던 자동차를 얻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했지만 예상치 못한 우승을 차지하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멘즈 논노’ 표지 모델로 활약한 아베 히로시

189cm의 훤칠한 키와 이국적인 외모는 단숨에 화제가 됐다. 그는 일본 대표 남성 패션잡지 ‘멘즈 논노’의 간판 모델로 활약하며 무려 40회 연속 표지 모델을 장식했다. 일본 패션계에서 전설적인 기록으로 꼽힐 정도다.

모델로 큰 성공을 거둔 그는 자연스럽게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여기서 첫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젊은 나이에 큰돈을 벌게 된 그는 1991년 무렵 투자 목적으로 도쿄의 고급 맨션을 거액의 대출까지 받아 구입했다. 당시 일본은 버블경제의 정점에 가까웠고 부동산 가격은 끝없이 오를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 경제를 뒤흔든 버블 붕괴가 시작됐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부동산 가격은 급락했고, 아베 히로시가 구입한 부동산 역시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결국 그는 수억 엔 규모의 빚을 떠안게 됐다.

더 큰 문제는 배우 생활도 순탄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모델 출신 배우라는 이유로 연기력에 대한 혹평이 쏟아졌다. 당시에는 “얼굴만 잘생긴 배우”, “모델 이미지에만 의존한다”는 비판까지 따라다녔다.

게다가 일본 배우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큰 키와 서구적인 외모는 의외의 약점으로 작용했다. 상대 배우와의 신장 차이 때문에 캐스팅이 쉽지 않았고, 맡을 수 있는 역할도 제한적이었다. 한때는 일이 거의 끊기다시피 하면서 20대 후반까지 깊은 슬럼프를 겪었다고 알려져 있다.

「테르마이 로마이」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여러 선배 배우들을 만나며 연기에 대한 태도부터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비중이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고 연극 무대에도 꾸준히 올랐다. 그렇게 차근차근 연기 내공을 쌓아갔다.

전환점은 1993년 연극 「아타미 살인사건 몬테카를로 일루전」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이후 드라마와 영화에서 조금씩 입지를 넓혀갔다.

「결혼 못하는 남자」

마침내 (2001) 「드래곤 사쿠라」(2005) 「결혼 못하는 남자」(2006) 등이 연이어 히트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 반열에 올랐다. 특히 「드래곤 사쿠라」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는 사쿠라기 선생 캐릭터는 지금도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태풍이 지나가고」

또 다른 전성기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의 만남 이후 찾아왔다. 「걸어도 걸어도」(2008)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2011) 「고잉 마이 홈」(2012) 「태풍이 지나가고」(2016) 등에 잇따라 출연하며 섬세한 생활 연기를 선보였고, 어느새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았다. 때문에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고레에다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기도 한다.

「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 방식」

그가 짊어졌던 빚 이야기는 2007년 영화 「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 방식」 홍보 인터뷰에서 다시 화제가 됐다. 버블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 일본 경제를 구한다는 내용의 영화에 출연한 그는 인터뷰 도중 “이제야 빚을 모두 갚았다”고 털어놓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1990년대 초 부동산 투자 실패로 생긴 빚을 오랜 세월 동안 갚아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다. 한창 인기 모델이자 배우로 활동하며 연간 수입이 3억 엔에 달했던 시절에도 빚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던 셈이다.

아베 히로시 (사진: 아베 히로시 홈페이지)

지금의 아베 히로시는 일본 아카데미상 수상 경력은 물론 국내외 9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한 일본 대표 배우가 됐다. 하지만 그의 화려한 필모그래피 뒤에는 부동산 투자 실패와 연기력 논란, 그리고 20년에 가까운 빚 상환의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팬들은 오늘날의 아베 히로시를 단순한 스타가 아니라 실패를 견뎌낸 노력형 배우의 상징으로 기억하고 있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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