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거탑’ 김보경, 안타까운 ‘비보’…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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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남긴 첫 인상
투병 중에도 지켜낸 현장
뒤늦게 전해진 진실

배우 김보경의 안타까운 비보가 전해진 지 벌써 5년이 흘렀다. 2일은 고(故) 김보경의 5주기로 그는 지난 2021년 2월 2일, 11년에 걸친 암 투병 끝에 향년 44세로 생을 마감했다.
1977년생인 김보경은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한 뒤,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를 통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는 극 중 여고생 밴드 ‘레인보우’의 보컬이자 단발머리 캐릭터 ‘진숙’ 역을 맡아 단번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곽경택 감독은 그를 두고 “386세대가 좋아할 만한 배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영화의 흥행 이후 김보경은 KBS 드라마 ‘학교 4’에 출연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뮤직뱅크’ MC로도 활약했다. 이후 영화 중심의 활동을 위해 드라마에서 중도 하차하는 선택을 했고 ‘청풍명월’, ‘여름이 가기 전에’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스크린에서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전환점은 2007년이었다. 영화 ‘기담’에서 엘리트 의사 ‘인영’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고, 같은 해 MBC 드라마 ‘하얀거탑’에 출연해 장준혁의 내연녀 ‘강희재’로 분했다. 특히 극 중 마지막 통화 장면은 지금까지도 명장면으로 회자되며, 그의 절제된 감정 연기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이후에도 드라마 ‘깍두기’, ‘스포트라이트’ 등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으며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줬다. 2011년에는 영화 ‘북촌방향’에서 1인 2역에 도전해 호평을 받았고, 작품은 제64회 칸 영화제에 초청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당시 건강 문제로 공식 일정에는 함께하지 못했다.
김보경은 2010년 암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연기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드라마에 출연하며 현장을 지켰고, 2012년 MBC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에서 악역 주인공 ‘최선정’을 맡아 또 한 번 강렬한 변신을 보여줬다. 이 작품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그의 노련한 악역 연기는 대중에게 깊이 남았다. 해당 작품은 결과적으로 김보경의 마지막 드라마이자 유작이 됐다.

드라마 종영 이후 그는 항암 치료에 전념하며 활동을 중단했다. 투병 사실을 외부에 거의 알리지 않았던 탓에, 많은 이들은 그의 공백을 개인적인 선택 정도로만 받아들이고 있었다. 2018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기담’ 배우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복귀에 대한 기대가 조심스럽게 이어졌지만 본격적인 활동 재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비보가 전해진 뒤 동료들의 추모도 잇따랐다. 영화 ‘친구’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 서태화는 미처 알지 못했던 고인의 투병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애도의 뜻을 전했고, 배우 서유정 역시 믿기지 않는 심경과 그리움을 담은 글로 고인을 추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