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조진웅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잊으면 안 되는 독립군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다양한 자리에서 풀어내고 있다. 과거에도, 현재도,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세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유명 배우로서 개인의 가치관을 밝히는 데 조심스러울 수도 있지만 오히려 “부담을 느끼는 사회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조진웅이 오는 13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독립군: 끝나지 않은 전쟁'(감독 문승욱·제작 독립군제작위원회)으로 관객을 찾아온다. 영화는 1920년 봉오동 전투 등 홍범도 장군의 치열한 독립전쟁 현장을 돌아보면서 그의 일대기를 통해 무장 독립투쟁사를 정리하는 작품이다. 조진웅은 지난 2021년 8월 홍범도 장군 유해를 카자흐스탄에서 국내로 봉환할 당시 ‘국민 특사’ 자격으로 동행한 인연이 있다. 이후 홍범도 장군 관련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고 목소리를 낸 조진웅은 이번 영화의 내레이션을 맡아 독립군의 역사를 소개하는 데 또 한 번 힘을 보탰다.
배우들이 극장에서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에 내레이션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많지만, 조진웅은 이번 작품에 더 각별한 책임감을 갖고 영화를 널리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해방 이후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일본의 육사와 만주군 출신의 정치군인들이 복귀했는데 그게 뿌리일까”라고 물으면서 이번 ‘독립군: 끝나지 않은 전쟁’은 “진심으로 나라를 구하려고 피땀을 흘린 이름 없는 무명의 군인들이 우리 국군의 뿌리이지 않나. 그걸 생각하는 화두를 던지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조진웅이 독립군에 각별한 마음을 품기 시작한 건 영화가 발단이 됐다. 2015년 최동훈 감독이 연출한 ‘암살’에서 신흥무관학교 출신의 독립군 속사포 역으로 활약한 조진웅은 2017년 김구 선생의 청년기를 다룬 영화 ‘대장 김창수’의 주연으로도 활약했다. 자연스럽게 일제강점기 나라의 독립에 헌신한 독립군들의 생애를 접했고, 이에 대한 관심을 확장하면서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특사단으로 동행한 인연으로 이어졌다.
‘독립군: 끝나지 않은 전쟁’의 내레이션을 맡으면서 배우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 품은 각오가 있다고도 밝혔다. 조진웅은 “우리가 이 땅에서 행복하고 안전한 권리를 지켜낸 독립군의 얼을 받들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왜 독립을 했는지를 다루는 근본적인 이야기여서 좌우를 떠나 모두가 알아야 할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알리기 위해 스스로 “스피커”가 되겠다고도 했다.

● “잘못됐으니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조진웅은 소신을 밝히는 데 주저하지 않는 대표적인 배우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전국이 얼어붙은 당시 헌법재판소 인근 서울 안국역 일대에서 진행된 윤석열 파면 촉구 집회에도 목소리를 보탰다. 당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조진웅은 “민주주의 의의를 파괴하려던 내란수괴가 판칠 뻔한 시대에 진정한 영웅은 우리 국민들”이라며 “선혈로 지켜낸 광주 민주항쟁과 그 푸르고 푸른 민주주의 뜻을 분명 우리 국민들은 뼛속 깊이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계엄 당시 군인을 동원해 국회를 무력 진압하려는 시도를 지목하면서 “(민주주의를 일군)우린 국민을 향해 극악무도하게도 비상계엄으로 파괴했다”며 “저 또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이 엄중한 사태를 항시 예의주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진웅은 이에 앞서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공식적인 자리에 오를 때마다 가슴에 추모의 의미를 담은 노란색 리본을 달았다.
사회적인 이슈와 혼란을 외면하지 않는 조진웅은 소신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행보에 대해 이번 JTBC 인터뷰에서 “잘못됐으니까 잘못됐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고 스스로를 칭했다. 물론 주변의 우려도 있다. 특히 지난해 윤석열 파면 촉구 집회 당시 영상 메시지가 공개된 직후 소속사에서 우려와 걱정을 표했다는 사실을 언급한 그는 “(소속사는)조금 부담이 된다고 하지만 저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도 말했다.
뚝심과 소신으로 역사를 바로 알리는 데 앞장서는 조진웅은 올해 광복절 경축식에서 국민 특사 자격으로 국민의례를 맡는다.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광복절 경축식은 오는 15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 조진웅은 또 한 번 목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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