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포테이토 지수 75%] 부성애와 오컬트 균형 잃은 ‘사흘’

2
영화 '사흘'은 장례 3일째에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려 하는 사악한 존재를 막기 위해 분투하는 흉부외과의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사흘’은 장례 3일째에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려 하는 사악한 존재를 막기 위해 분투하는 흉부외과의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신양의 스크린 복귀 작품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사진제공=쇼박스

1191만명을 모은 ‘파묘’와, 177만명을 모은 ‘핸섬가이즈’는 각각 민족정기와 외모편견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면서 오컬트 형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흥행에 성공했다. 14일 또 하나의 오컬트 영화 ‘사흘’이 개봉했다. 오컬트 영화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사흘’이 ‘파묘’와 ‘핸섬가이즈’에 이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사흘’은 장례 3일째에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려고 하는 사악한 존재를 막고 딸을 되살리기 위해 분투하는 흉부외과의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승도(박신양)는 자신에게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딴 사람으로 변한 딸 소미(이레)를 구마의식 중에 잃는다. 이후 소미의 장례가 시작되고, 소미의 시신을 보관하는 냉장고만 고장나는 등 승도의 주변에서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한편 소미의 구마의식을 담당했던 해신(이민기)은 소미가 사망한 이유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다. 소미에 씐 악마를 분명히 물리쳤던 그는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을 돌려보던 중 또 다른 악마의 존재 가능성을 확인하고 승도를 찾아가 소미에게 이식한 심장의 주인에 대해서 묻는다.

'사흘'에서 구마사제 해신 역을 연기한 이민기. 사진제공=쇼박스
‘사흘’에서 구마사제 해신 역을 연기한 이민기. 사진제공=쇼박스

‘사흘’은 오컬트 장르임을 표방했지만, 그보다는 부성애를 강조한 휴먼 드라마다. 영화는 자신의 수술이 잘못돼 딸이 죽은 것은 아닌지, 딸이 죽지 않고 어딘가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승도의 죄책감과 부성애를 동력 삼아 이야기를 끌어간다.

영화는 부성애에 집중한 나머지, 장르적 재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 이 영화에서 구현된 구마의식 장면들은 퇴마 소재의 다른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소미에게 이식된 심장과 관련된 핵심 단서들이 이야기에 유기적으로 얽히지 못하면서 결말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진다. 시종일관 “소미야” 울부짖으며 극단적으로 행동하는 승도의 모습에 인물의 감정에 이입되기도 어렵다. 부성애에 짓눌려 오컬트가 제 기능을 못하는 점이 이 영화의 큰 아쉬움이다. 부성애와 오컬트 사이에서 균형을 잃은 ‘사흘’이 ‘파묘’ ‘핸섬가이즈’의 흥행으로 스크린에서 ‘붐업’ 중인 오컬트 열풍의 뒤를 잇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감독 : 현문섭 / 출연 : 박신양, 이민기, 이레 / 제작 : 아이필름코퍼레이션 / 장르 : 공포, 미스터리 / 개봉 : 11월14일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94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