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결혼한 장동건 고소영 부부는 현재까지 행복한 가정을 잘 꾸려오고 있다. 고소영의 개인 채널을 통해 부부 및 자녀들과의 일상을 공개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장동건은 결혼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최근에는 20년 전 작품인 ‘태극기 휘날리며’ 재개봉을 앞두고 관객들 앞에 서 화제를 모았다.
강제규·장동건이 20년 만에 밝힌 비하인드 스토리
“고등학교 졸업하고 못 만났던 친구를 다시 만나는 기분이다.”(강제규 감독)
“아직도 현장의 기억이 생생한데 20년이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장동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과 장동건이 개봉 20주년을 맞은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강 감독과 장동건은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재개봉을 앞두고 열린 ‘태극기 휘날리며’의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했다.
2004년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전쟁의 소용돌이 휘말린 두 형제의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쉬리’ ‘은행나무 침대’ 등을 탄생시킨 강제규 감독이 연출을 맡고, 장동건 원빈 두 톱배우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이 영화가 개봉 20주년을 기념해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다시 관객을 찾는다.
강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에 대해 “전쟁영화인 동시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영화”라며 젊은 관객의 관람을 기대했다. 그는 “지금의 10, 20대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기회가 없었는데 우리사회를 이해하고 한국전쟁을 조금 디테일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동건은 중학생 아들과 함께 영화를 볼 생각에 설레했다. 출연작의 대부분이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여서 자녀들에게 자신의 영화를 보여줄 수 없었다는 그는 “아들이 중학생이 됐는데 이번에 ‘태극기 휘날리며’가 재개봉한다고 하니까 먼저 극장에서 같이 보고 싶다고 얘기했다”며 “아들과 함께 볼 수 있어서 더 특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실미도’에 이어 한국영화로는 두 번째 1000만 관객을 모은 작품으로 기록을 남겼다. 지금에야 국내 영화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1년에 한, 두 편씩 1000만 영화가 나오고 있지만 ‘태극기 휘날리며’가 개봉할 때만 해도 1000만 영화는 하늘이 점지하는 것이었다.
강 감독은 “영화를 찍을 때 스태프와 주변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고 얘기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정말 그런 결과가 나오니까 놀랐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태극기 휘날리며’가 투자를 받지 못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뻔한 일화로 눈길을 끌었다.
“‘쉬리’ 이후 대작 붐이 일면서 70억, 80억 규모의 영화들이 쏟아졌다. 당시 산업 규모를 놓고 보면 불가능한 기획이었고 대부분의 영화들이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태극기 휘날리며’에 1원도 모이지 않았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순제작비 136억원. 20년전에는 파격적인 금액으로 흥행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컸던 까닭에 장동건, 원빈을 캐스팅하고도 자금 조달이 어려웠다. 강 감독은 “한국전쟁을 영화로 남기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생각에 주변의 만류에도 영화를 밀어붙였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가 제작비의 40%에 해당하는 60억원을 마련해 촬영을 시작했다. 이후 예고편을 만들어서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영, 나머지 자금을 마련한 덕분에 촬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
강 감독은 “투자금도 그렇고 태풍 매미 때문에 세트장이 무너져서 제작비가 오버되는 등 절박했던 순간들이 많았는데 그 당시 옮은 결정을 했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의미를 뒀다.
장동건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비화를 전했다. ‘태극기 휘날리며’에는 최민식이 북한군 장교로 나온다. 그는 극중 최민식과 총을 놓고 다투는 장면을 언급하며 “합이 안 맞아서 선배님 얼굴에 그만 화약을 쐈다”고 털어놨다. 파편이 얼굴에 박힐 만큼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최민식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촬영은 무사히 끝났다.
“얼마 전에 작업한 영화에서 총기 액션을 했는데 상대방의 가까이서 총을 쏴도 안전하더라. 그때도 지금 같았다면 안전사고가 덜했을 텐데 촬영하면서 선배님 생각이 많이 났다. 이 자리를 빌려서 죄송하고 감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팬데믹 이후 영화계가 부침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태극기 휘날리며’가 재개봉으로 얼마나 관객을 만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강 감독은 “특정 영화가 특별한 사랑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장르, 다양한 소재의 영화들이 영화관을 통해 더 많이 소개되고 보고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며 ‘태극기 휘날리며’의 재개봉이 영화의 다양성을 높이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한편 ‘태극기 휘날리며’ 개봉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 흥행의 또다른 주역인 원빈의 불참은 적지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강 감독은 “원빈과 연락을 하지 않은지가 4, 5년이 됐다”며 원빈과 연락이 닿지 않아 함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자리를 또 가지려고 하는데 그때 다시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장동건은 “앞으로도 이 영화가 한국전쟁을 다루는 바이블 같은 영화로서 관객들의 기억 속에 남아준다면 출연한 배우로서 영광일 것 같다”고 끝인사와 함께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오는 6월6일 재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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