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원작자, 한국 리메이크 보고 “아연실색”한 까닭은?
“저에게 원작 만화는 자식이고,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는 손자 같은 느낌인데, 이번에 한국에서도 손자가 태어나 기쁩니다. 다른 장소를 무대로 한 새로운 이야기라는 점에서, 제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세계로 안내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더 그레이'(각본 연상호·류용재, 연출 연상호)가 지난 4월5일 공개된 가운데 원작 만화 ‘기생수’의 작가 이와아키 히토시가 이같이 말했다.
원작 ‘기생수’는 기생생물이 인간의 뇌를 장악해 신체를 조종한다는 기발한 상상력과 철학적인 메시지로 30개 이상의 지역과 국가에서 누적 판매 2500만 부 이상을 기록한 스테디셀러다.
이와아키 히토시 작가는 한국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변경된 설정 중 인상적인 부분에 대해 “주인공이 굉장히 긴 시간, 자신에게 뭔가가 기생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 뭔가로부터 받은 편지로 상황을 인지하는 설정이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30년 이상 된 원작 만화이지만, 크리에이터 분들의 지혜를 빌리면 ‘새롭고 다양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소재이구나’는 생각도 들었다”며 수인(전소니)이 기생생물 ‘하이디’와의 공존과 소통의 방식에 대해 신선함을 느꼈음을 밝혔다.
‘기생수:더 그레이’에서 마음에 든 장면으로는 “준경(이정현)이 원래 남편이었던 기생수를 감지하는 사냥개의 시체를 보고 슬픔을 견디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복잡한 심정을 절제 있게 표현한 부분이 좋았다”면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기이하고 차가운 느낌이 드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이라고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수인의 은인인 철민(권해효)이 살해되는 장면”에 대해서는 “너무나 스피디하게 전개돼 아연실색했다”는 감상을 전했다.
더불어 일본 배우 스다 마사키가 이즈미 신이치 역으로 등장해 준경에게 ‘오른쪽 손'(미기)으로 악수를 청하는 장면도 좋았던 장면으로 뽑은 뒤 “마지막 방문자 장면도 개인적으로는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와아키 히토시는 ‘기생수:더 그레이’에 대해 “원작을 굉장히 존중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독자적인 발상과 아이디어가 곳곳에서 엿보였다”면서 “저는 원작자이면서 동시에 완전한 관객으로서 즐겁게 봤다”고 만족했다.
● ‘기생수:더 그레이’, 공개 첫 주 넷플릭스 비영어권 1위
‘기생수:더 그레이’는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4월10일 넷플릭스 ‘톱10’ 웹사이트에 따르면 ‘기생수:더 그레이’는 5일 공개 이후 3일 만에 63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등극했다.
또한 대한민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톱10 1위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프랑스, 독일, 일본, 인도, 뉴질랜드를 포함한 총 68개 국가에서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기생수: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그린다.